정부가 ‘단기매매차익 반환’ 대상이 되는 주요주주 범위를 본인과 친인척 지분을 합해 10%가 넘는 경우로 확대하려는 데 대해 제동이 걸렸다.
단기매매차익 반환제도는 상장기업의 임직원이나 1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주요주주(1인)가 주식을 매수(매도)한 후 6개월 안에 팔거나 사들여 이익을 얻으면 그 이익을 돌려주도록 해당 기업이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현성수 수석전문위원은 주요주주 범위를 확대하는 정부의 증권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최근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 7월31일 증권거래법 개정안을 제출, 현재 국회 재경위에 회부돼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개정안에는 주요주주 범위를 현재 1인 개인이 지분 10%를 초과하고 있는 경우에서 본인 및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합쳐 10%를 넘는 경우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규정이 주요주주 범위를 지분 10% 이상의 한 개인으로만 한정하고 있어 해당 주주의 직계가족이나 친인척 등이 이를 악용해 단기매매차익을 챙길 개연성을 막기 위한 것이다.
예컨대 상장사 최대주주인 남편이 지분 12%, 부인과 아들이 각각 5%, 3%를 갖고 있고 셋 모두 6개월내 단기 거래로 시세차익을 얻었다면 현재는 기업의 청구가 있을 때 차익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남편 뿐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셋 지분을 합하면 12%로 모두 주요주주에 해당됨으로써 모두가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단기매매차익 반환 대상에 포함되는 대상자들이 친인척 등으로 지나치게 확대해 대상자들의 반발에 따른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또 임원이나 주요주주가 된 날로부터 10일 이내, 소유주식에 변동이 생겼을 때는 다음달 10일까지 보고하도록 하고 있는 ‘임원ㆍ주요주주 소유주식 보고 의무’ 부담도 커진다.
특히 대기업 총수를 비롯해 개개인별로 지분을 10% 미만으로 분산 소유하고 있는 총수 가족 등도 반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여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재경위 현 수석전문위원은 이 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주요주주 범위 확대로 상장사 대주주인 경우는 단기매매차익반환의무, 주식소유상황보고의무 등을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 수석전문위원의 검토의견대로 법률 개정안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입법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국회 수석전문위원이 주요주주 범위 확대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이상 개정안이 원안대로 처리되는데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