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1억원 이상의 상습·고액 체납자 수와 체납액이 급증하고 있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의원(새누리당)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세를 체납한 인원은 73만2천903명에 체납 세금은 7조2천584억원에 이르렀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체납 인원은 80만5천249명에 체납액은 5조4천601억원이었다. 2년 반 만에 체납인원은 9% 줄었으나 체납액은 33% 증가하며 고액 체납자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1억원 이상의 상습·고액 체납자는 같은 기간 4천816명에서 6천925명으로, 체납액은 2조370억원에서 3조2천49억원으로 각각 44%, 57% 늘어났다.
10억원 이상의 체납자는 같은 기간 219명에서 330명으로 1.5배로 늘어났으며, 체납액은 1조233억원에서 1조7천533억원으로 1.7배로 증가했다.
또 박 의원실이 체납자를 거주 지역별로 살핀 결과, 전체 체납자의 25%가 서울에 거주했으며, 상습·고액 체납자일수록 서울 거주 편중 현상이 심화했다.
1억원 이상의 고액 체납자는 전체의 36%가 서울에 거주했으며, 이들이 체납한 세금은 1조8천962억원에 달했다. 1억원 이상 전체 체납 세금의 59%에 이르는 금액이다.
또 10억원 이상 체납자의 53%가 서울에 거주했고, 이들이 체납한 세금은 1조3천48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0억원 이상 전체 체납 세금의 77%에 해당한다.
세금 종류별 체납액은 부가가치세 20%(1조4천864억원), 소득세 7.2%(5천269억원), 법인세 3.5%(2천517억원), 상속·증여세 1.9%(1천340억원) 등이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체납자에게 걷지 못한 세금(결손처분 세금)은 39조2천24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대부분(39조1천906억원)이 '재산 없음'으로 판명되면서 결손 처분됐다.
박 의원은 "여전히 고액 체납자에 대한 징수와 관리가 미흡해 체납액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상습적인 고액 체납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체납 정리 노력과 실효성 있는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날로 지능화하는 체납처분 회피행위에 대응하려면 체납자 명의의 재산조회뿐 아니라 체납자의 재산을 숨긴 혐의가 있는 자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조회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법인의 국세 상습·고액 체납과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재위 소속 박덕흠 의원(새누리당)이 국세청과 국토교통부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 법인 상위 100곳 가운데 9곳이 벤츠, 아우디, 렉서스, BMW 등 10대의 고급 외제차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가장 체납을 많이 한 법인의 체납액은 495억3천400만원이다.
박덕흠 의원은 "국민은 체납액이 많은 법인이 외제차를 소유하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세청은 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인 세금집행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