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린’ 내부인사, ‘팔걷은’ 외부인사… 엇갈린 KB금융 대권행보

입력 2014-10-07 10:23 수정 2014-10-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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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후보군 8명 중 외부출신 ‘공세’내부출신 ‘차분’ 비교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오른 내·외부 인사들이 상반된 대권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외부 인사들은 출마 의지를 적극 표명하며 회장추천위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반면 내부 출신 인사들은 사퇴를 고심하거나 대외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앞서 쇼트리스트(예비후보군)에 비공개로 이름을 올렸지만 6일 KB금융 회장 인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직원 메시지에서 “향후 KB지주 회장 추천을 위한 평판 조회 등 프로세스를 진행함에 있어 저를 포함하는 데 대한 본인 동의 요청을 받았다”며 “저는 이 요청에 동의하고 프로세스에 참여키로 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당초 하 행장은 현직 은행장임을 감안해 KB금융 회장 후보에 포함된 것이 공개되지 않기를 원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쇼트리스트에 포함됐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직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보인다.

하 행장은 14년간 은행장으로 활동했을 만큼 전문성이나 금융업 이해도가 뛰어나다. 그러나 경쟁사 현직 수장이라는 점에서 중도 사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후보 간 선의의 경쟁을 위해 하루빨리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고액 연봉·노조마찰 논란에도 불구하고 출마의지를 밝힌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TK(대구경북) 출신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도 ‘낙하산’ 지적에도 꾸준히 전·현직 KB금융 인사 및 금융권 관계자들을 만나며 수장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외부 인사들이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데 반해 내부 출신 후보들은 아직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유력 후보로 지목되는 김옥찬 전 부행장이 사퇴를 고심하고 있다. 그는 쇼트리스트가 확정되기 전 회추위에 출마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지만 회추위원들의 거듭된 권유에 명단 등재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일한 KB맨으로 자신과의 의지와 상관없이 유력후보로 떠오르자 부담을 느끼고 사퇴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밖에 다크호스인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과 KB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도 “회추위의 심사가 남은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며 회장 선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A금융지주사 관계자는 “KB금융 내부 출신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외부 인사에 비해 내부 출신 인사들의 경우 개개인의 역량을 속속들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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