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다수고용사업장 10곳 중 9곳 이상이 노동관련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다수고용사업장은 여성 20인 이상 300인 이하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으로, 대형 유통업·텔레마케팅·백화점·식당·어린이집·유치원·병원 등이다.
8일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수원병)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2011년~2014년) ‘여성 다수고용사업장 지도점검 결과’에 따르면, 여성을 다수 고용한 사업장 3,689개소 가운데 94%(3,454개소)가 근로기준법·남녀고용평등법 등 노동관계법령을 위반해 적발됐다.
이들 중 대다수는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아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이 여전히 많았다. 주요 위반내역은 ▲기본 근로조건 미비(근로기준법 제14조, 제17조, 제41조, 48조 위반)가 4,439건으로 최다였고 ▲취업규칙 관련(제93조, 제94조, 제95조, 제96조)이 2,354건 ▲최저임금법 위반이 1,780건 ▲직장 내 성희롱예방교육 미실시(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가 1,371건이었다.
마음 놓고 쉬지도 못했다. 휴일 및 휴가 미부여(근로기준법 제55조, 제60조)로 적발된 건수가 718건이나 됐다. 특히 사업주는 야간근무(22~06시)의 경우 여성·임산부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함(근로기준법 제70조)에도 불구하고, 동의 없이 야간·휴일근무를 시키다 적발된 건수가 511건에 달했다.
출산전후휴가를 90일 주도록 되어 있는 법규(근로기준법 제74조) 위반은 236건, 육아휴직 관련 법규(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위반도 177건에 달해 출산·육아휴직에 있어 여전히 ‘눈치보기’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여성 다수 사업장이 아닌 일반 사업장의 근로감독 결과는 같은 기간(2011~2014) 위반율이 80%로 좀 더 낮았다. 2014년 8월 기준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52%(통계청)로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근로여건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2년에는 97.8%, 2013년에는 97.6%, 2014년에는 91.4%가 위반사업장으로 적발돼 3년 연속 90%대를 유지했다.
이처럼 위반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위반사업장에 대한 처벌 대부분이 하나 마나 한 ‘시정조치’에 그치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총 위반 건수 17,721건 중 99.5%가 시정조치 후 행정종결 됐고 ‘과태료 처분’과 ‘사법처리’는 각각 0.2%에 불과했다.
김용남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여성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근로기준법에 과태료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 만큼 실질적인 계도 효과가 나타나도록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