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5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글로벌 저성장 여파가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주요 지수가 장 중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는 등 증시가 요동친 하루였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장 후반 낙폭은 극적으로 줄었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우려로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지수 낙폭을 축소하는 배경이 됐다.
다우지수는 이날 173.45포인트(1.06%) 하락한 1만6141.74로 잠정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5.21포인트(0.81%) 내린 1862.49를, 나스닥은 11.85포인트(0.28%) 빠진 4215.32를 기록했다.
소매판매를 비롯해 주요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우지수가 장 중 460포인트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은 팔자주문을 던지기에 바빴다. S&P500지수 역시 3% 가까이 하락하면서 2011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진 페로니 어드바이저스애셋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공포에서 완전한 패닉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조정을 향하고 있지만 이는 바닥을 찾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은 이날 시장의 움직임을 '퍼펙트 스톰'과 '항복(capitulation)'이라고 비유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표현했다.
시장의 변동성도 대폭 확대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장 중 35% 급등하면서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30을 기록한 뒤 17%대로 상승폭을 낮추면서 26.64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거래량 또한 30일 평균의 2배로 치솟았다.
△美 9월 소매판매 0.3% ↓
지표는 실망스러웠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가는 0.2% 감소를 점쳤다. 전월에는 4개월 만에 최대폭인 0.6%의 증가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자동차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0.2% 줄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첫 감소세를 나타낸 것으로 월가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판매가 0.8% 감소하면서 전체 소매판매에 부담이 됐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 첫 주말 1000만대 이상 팔린 것에 힘입어 전자제품판매는 3.4% 증가했다.
△9월 PPI 0.1% 하락...제조업지수도 부진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전월에 비해 0.1% 하락했다. 월가는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년간 PPI는 1.6% 상승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월 연 상승폭은 1.8%였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과 같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6.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27.5에서 급락한 것으로 월가 전망치 20.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상무부가 공개한 8월 기업재고는 전월에 비해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8월 증가폭은 월가가 예상한 0.4%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계절적인 요인을 반영해 기업재고는 1조7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준 베이지북 “경제 지속적 성장...달러 강세 영향 크지 않아”
연준은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고용시장 역시 개선되고 있다면서 최근 금융시장의 요동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보통에서 완만하게(modest to moderate)’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지출 역시 완만한 성장을 보였으며, 지역별로는 뉴욕의 소매업과 부동산시장이 특히 호조를 보였다.
연준은 물가와 관련, 압력이 크지 않다는 기존 평가를 고수했다.
△연준, 2015년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54%
베이지북을 통해 연준이 낙관적인 경기 평가를 내놨지만, 시장은 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물시장을 통해 연준이 오는 2015년 9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30%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일의 46%는 물론 2개월 전의 67%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2015년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54%를 나타냈다.
△BoA, 순익 예상 상회...주가는 4.6% ↓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는 4.6% 하락했다. BoA는 지난 분기에 1억68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우선주 배당을 포함하면 주당 1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톰슨로이터를 통한 월가 전망치 9센트에 비해 손실폭이 작은 것이다.
전일 예상보다 호전된 실적을 공개한 인텔의 주가는 2.7% 하락했다. 조셉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인텔에 대한 투자등급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했다.
무어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단위당 성장률과 PC산업의 성장률에 차이가 있었다면서 하반기 과잉생산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차세대 스마트폰 넥서스6를 발표한 구글의 주가는 1.47% 하락했다.
△에볼라 공포 확산...미국내 두 번째 감염자 비행기 탑승 확인
에볼라 감염자를 치료하다가 미국 내에서 두 번째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 간호사가 비행기를 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전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날 에볼라에 양성반응을 보인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간호사가 지난 13일 프런티어 항공편으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텍사스주 댈러스까지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보건 당국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132명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추적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TI 1.2% ↓...달러ㆍ엔 106.03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0달러(1.2%) 하락한 81.96달러를 기록했다.
12월물 금 가격은 10.50달러(0.90%) 오른 온스당 1244.80달러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bp(1bp=0.01%P) 하락한 2.16%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02% 빠진 106.03엔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