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앓고 난 하늘이
눈부시게 푸른 구월
뿌리 깊은 연륜의 감나무 한 그루
옹이진 곳마다
무성한 가지가 접목되어
튼실한 자양분이 체관을 따라
올라 가 뜨거운 햇살과 만남으로
당도 높은 열매를 기대하는
두 나무의 오래된 인연의 싹이
희망의 기지개를 활짝 펼치려 합니다
선들바람이 싱그러운
결실의 계절 구월, 이 좋은 날 아침
이만 삼천
주공4단지 담장에서 구부러진 허리로 봄을 팔고 있는 할머니 쑥이며 냉이며 달래까지 무딘 손끝으로 한 바구니씩 봄을 판다 달래 간장에 비벼진 밥에서 먼 기억 속 어머니가 걸어 나온다 열세 살 막내아들 두고 어찌 눈을 감았는지 고향 용인 두창리 선산에 누워 계신 어머니가 봄볕 속으로 나들이 나온다 주공4단지 담장에서 나물을 파는 할머니처럼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