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성차별 논란’이 결국 법정에 설 전망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달 말까지 하나은행의 이원직군제(FM/CL직군) 성차별 문제의 기소여부를 이번 주내에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이원직군제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장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성차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오던 것으로 지난해 10월 서울지방 노동청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협의로 검찰에 기소 송치된 바 있다.
당시 서울지방 노동청은 “피진정인(김승유 전 이사회 의장)이 남녀 차별적 인사제도를 시정하지 않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을 송치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서울지방노동청에서 기소 송치한 후 1년여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하나은행 성차별 논란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다.
그동안 하나은행과 노조는 이원직군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사업비와 직원들의 인건비 절약을 위해 이원직군제를 고수해야 하는 은행 입장과 성차별과 직원 편가르기라는 시각을 가진 노조의 입장이 서로 상반됐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사측은 노동청의 시정지시와 검찰송치이후 이원직군제의 성차별적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남자 직원들을 편입시켰다. 또 FM/CL직군과 종합직 직군의 업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업무분장과 승진, 임금체계의 변화를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노조에서는 이 같은 은행측의 움직임이 남여성차별 요소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은행업무상 시스템이 철저히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수신업무와 상품판매 등 은행업무 분리가 무의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입장차이는 최근 여직원 유니폼 착용문제로 다시한번 노사간 마찰로 이어졌다. 하나은행 FL/CL직군들만 유니폼을 입게 됐고 서울은행 출신 종합직 여직원들은 정장을 입어야하는 일이 발생한 것.
현재 FM/CL 직원들은 2200여명으로 거의 전부가 옛 하나은행 출신 직원들이다. 반면 서울은행 출신 종합직 직원들은 560여명으로 이중 약 500명 정도가 일선 지점에서 FM/CL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 문제는 이미 노동청에서도 남여고용평등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라며 "그 동안 1년여 가까이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만큼, 검찰이 기소결정을 내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만약 검찰에서 이 문제를 불기소 처분한다면 고법에 항고 등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하나은행은 검찰의 입장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검찰의 기소여부 결정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은행과 노조가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검찰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