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을 결정하는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과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 중 1명은 22일 회추위에서 차기 KB금융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택된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후보 4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한다. 면접 이후 회추위원의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뽑는다. 최종 후보 1명은 회추위 재적위원 총 9명 중 6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현재 압축된 후보 4명은 그동안 네 차례의 회추위를 거쳐 KB금융 회장으로서의 자질을 수차례 검증받았다. 앞서 회추위가 제시한 합리성·전문성·글로벌 경쟁력 등 차기 회장의 3대 자격 기준에도 어느 것 하나 빠지는 인물이 없다.
특히 이번 인선이 정치권 등 외부 입김이 완전 차단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만큼 과거 어느 때보다 후보자 심층면접이 중요한 변수다.
실제 이동걸 전 부회장이 탈락한 것을 두고 사외이사들조차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 전 부회장 탈락으로 KB금융 회추위가 정풍(政風)에 잘 견디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친박 성향이 결국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외부 출신으로 대변되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내부 출신 나머지 후보 3명 간의 각축전으로 요약된 최종 후보군에도 있다. 하 행장을 제외하고 모두 수년간 KB금융에 몸담았던 인물로 낙하산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금융당국은 관치 논란을 우려해 일찌감치 이번 회장 선거에 불개입 원칙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은 만큼 어설프게 개입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인선에서 3대악(惡) 중 정풍과 관치가 차단됨에 따라 막판 노치(勞治)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앞서 진행된 네 차례의 회추위에 외부 후보들에 대한 서신을 보내 후보직 사퇴를 종용했다. 또 외부 출신이 선임될 경우 출근 저지 등 물리력을 행사하겠다고 압박도 가했다. 노조 입맛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임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각종 사건사고를 끊임없이 일으켰던 KB금융이다. 새 수장이 노조의 입김에 휘둘린다면 KB금융의 개혁을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회추위는 22일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한 이후 내달 2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