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 후보자를 차기회장에 내정할 예정이다. 윤 회장 후보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경영 안정을 위해 회장 및 행장을 겸임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과 시민단체는 KB금융 내분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외이사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이사진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후 5시 회의를 열고 다음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후보자를 내정할 예정이다.
이날 윤 회장 후보자는 오전 7시 KB금융 본사로 출근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눈뒤 9시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사회와의 첫 면담에서 그는 회장·행장 겸직 여부 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그동안 윤 후보자는 “제도보다는 운영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당분간은 조직안정은 위해 겸임하기로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새 회장 인선 작업이 마무리 되면서 여론의 관심이 사외이사의 거취와 이사회 개편에 집중되고 있다.
경영진 내분사태 당시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기보다 편가르기로 갈등의 골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일부 사외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례적으로 노조까지 만족하는 회장 후보자를 선출한 이사회가 이제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한 사태 당시 신한금융 이사회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한동우 회장을 후보로 선임한 뒤 8명 중 6명의 사외이사가 동반 사퇴했다.
경제개혁연대는“KB금융의 이사회 회의록을 보게 해 달라고 법원에 열람·등사 신청을 냈다”며“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 간의 갈등 과정에서 그룹 전체의 컨트롤 타워로서 지주 이사회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사외이사들이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고 있다. 당국의 의중은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과 직결돼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KB금융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KB금융 사태에서 느낀 것은 사외이사 제도에 전체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며 “사외이사들이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