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편일률적인 지원책보다 기업의 성장단계와 수요에 맞게 선택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히든챔피언이 될 것입니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을 위해 기업과 정부, 학계, 연구기관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4 리딩 코리아, 잡 페스티벌(Leading Korea, Job Festival) 성과포럼'을 통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는 새누리당 이강후 의원, 이동기 한국중견기업학회장(서울대 교수),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평화정공 신주호 부사장, 루트로닉 고성호 상무, 김철우 보쉬 센서텍 한국지사장, 장우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자동차부품업체 평화정공과 레이저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은 각각 중기청 ‘월드클래스300’, 산업부의 ‘글로벌 전문기업’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됐다.
평화정공 신주호 부사장은 이날 우수사례 발표에서 “과거엔 해외 선진사들과 기술협력 제휴를 통해 많은 기술을 배워왔지만, 이젠 기술 자립화를 통한 독자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기술 자립 바탕으로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발돋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트로닉 고성호 상무도 “미용 레이져기기 안과용 치료기 등 특정 분야에 깊숙이 치료법을 제시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향후 포부를 밝혔다.
중견기업학회장인 이동기 교수는 이날 히든챔피언 선진사례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풍력타워 히든챔피언인 CS윈드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세계 풍력타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 2004년 대비 약 6배 성장했다.
이 교수는 “회사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죽어가던 산업처럼 보이는 것에서 성장동력을 찾은 것”이라며 “적극적인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이어져 생산성이 올라가는 효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히든챔피언은 잘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원하기도 어렵다”면서 “ 때문에 우수 중견기업을 위해선 히든챔피언을 ‘오픈챔피언’으로 만드는 역할도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이 각자의 히든챔피언 육성방향에 대해 논하는 시간이 됐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엔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상품화계획) ’이 빠졌다”며 “급성장중인 아시아를 목표로 한 머천다이징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시장을 주로 바라보는 일본의 ‘교토식 경영’에 초점을 맞춰야 전문화와 글로벌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우현 KDI 부연구위원도 “정부도 성과평가를 활용해 가장 효과가 좋은 곳에 지원한다는 원칙을 잡아야 한다”며 “정책 역시 무조건 외국사례만 찾지 말고, 우리만의 특수한 움직임을 보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정공 신주호 부사장은 이에 대해 “표준화된 정책들이 서로 다른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겐 좋은 성과를 주긴 힘들다”며 “개별 기업 역량, 수요 등을 긴밀하게 협의, 파악해 맞춤형 지원을 하면 좀 더 좋은 성과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트로닉 고성호 상무 역시 “기업 성장 단계에 맞게 선택적 지원을 해준다면 국내 기업들의 히든챔피언 도약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