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청약 광풍이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으로 고스란히 이동할 전망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열했던 삼성SDS 청약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제일모직으로 대거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상장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청약마감일인 6일 공모에 몰린 청약증거금은 15조5497억원이다. 경쟁률은 134.19대1. 경쟁률에 따라 이 자금 중 청약에 실제로 참여하게 되는 2318억원을 제외한 15조3179억원은 오는 10일 환불된다.
이 중 상당액이 다음달 10~11일로 예정된 제일모직의 일반공모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불황에 저금리 여파까지 겹치면서 남은 대안은 공모주라는 점이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증권사 각 지점에는 이미 제일모직 청약 일정이나 방법을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는 회사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꼽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제일모직의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도 각각 8.37%씩 보유하고 있다.
제일모직 공모에서는 삼성SDI, 삼성카드, KCC 등이 보유한 주식중 일부인 15%(1875만주)가 매물로 나온다. KCC 지분은 2011년 2월 금산 분리에 관한 법 때문에 2011년12월 삼성카드로 부터 전략적으로 인수했던 물량이다. 구주매출과 더불어 1000만주의 신주발행도 이뤄진다.
한편, 현재 제일모직의 희망 공모가는 4만5000~5만3000원이며 공모 규모는 1조2937억~1조5238억원에 달한다. 상단에 가격이 형성될 경우 공모자금은 최대 1조5000억원이 넘는다. 삼성SDS와 마찬가지로 올해 최대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