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들이 계열사 이사로 등재되는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가 계열사 이사로 등재되는 비율도 함께 감소했다.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가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 정보공개’에 따르면 국내 39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이사로 등재된 비율은 지난해(11%) 보다 2.5%포인트 감소한 8.5%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비율도 지난해(26.2%) 보다 3.4%포인트 감소한 22.8%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 SK,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신세계, LS, 대림, 태광, 이랜드, 하이트진로, 한솔 12개 재벌은 총수가 어떤 계열사에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총수일가로 범위를 넓혀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비율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은 전체 계열사 73개에 등기이사가 336명에 달하지만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것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신세계도 120명 이사 중 총수 일가는 한명이며 이랜드는 이사로 등재된 총수일가가 단 한사람도 없다.
사외이사 비중은 높아지고 있지만 역할은 여전히 미미했다. 47개 대기업 집단 소속 상장사 중에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9.6%로 지난해(48.7%)보다 0.9%포인트 늘었다. 반면 최근 1년간(지난해 5월~지난 4월) 상장사 238개사의 이사회 안건 5718건 가운데 사외이사 반대로 원안이 부결된 안건은 15건(0.26%)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일부집단 총수에 대한 형사소송이 제기돼 총수일가 이사등재 회사수가 감소했다”며 “앞으로도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해 자율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