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청 앞 시위대 “민주주의가 숨 쉴 수 없다”

입력 2014-12-0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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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시위 참가자 가 "우리는 숨을 쉴수가 없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는 에릭 가너가 사망할 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나는 숨을 쉴 수가 없다"였다. AP뉴시스

뉴욕의 심장으로 불리는 뉴욕 맨해튼에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밤 맨해튼 남부에 있는 뉴욕시청 앞 광장은 수천 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뉴욕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비판에 나섰다.

뉴욕 거리에서 가치담배를 파는 에릭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조르기를 해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을 불기소한다는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날에 이어 더욱 확산되는 조짐이다. 이들 시위대는 미국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판하는 가운데,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시위 참가자 중에는 백인도 적지 않았다.

이날 시위대는 어둠이 내리면서 타임스스퀘어, 폴리스퀘어, 유니언스퀘어 등에 먼저 모인 뒤 뉴욕 시청 앞으로 결집했다. 3000∼4000명에 이를 것으로 짐작되는 시위대는 ‘정의없이 평화없다(No Justice No peace)’,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대배심은 사기다(Grand jury is Fraud)’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흔들면서 연방 구호를 외쳤다.

또 가너가 목조르기를 당하면서 11번이나 외쳤던 ‘나는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를 연상케 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숨 쉴 수 없다’(Our democracy can ‘t breathe)고 적은 피켓도 눈길을 끌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경찰을 재교육시키겠다고 약속하고 법무부도 사건을 재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시위대는 차로를 점령하고 행진해 교통을 방해하긴 했지만, 평화 시위여서 경찰과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앞서 뉴욕 경찰은 전날 벌어진 항의 시위 과정에서 83명을 연행했다.

뉴욕 외에 시카고, 워싱턴, 보스턴 등지에서도 동시 다발로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워싱턴에서는 이틀째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100여 명의 시위대는 백악관 근처에 세워진 성탄절 트리 주변에서 ‘드러누운(die-in)’ 채 인종차별과 불기소 처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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