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주가가 기업가치와 역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업에 투자하면 100% 실패한다. 주식 가치보다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
손명완 세광무역 대표(50)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슈퍼개미다. 그는 올해 NI스틸, 에코플라스틱 등 7개 이상의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했다. 투자 지분율도 대부분 5%가 넘는다.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투자 후 주가가 항상 오르기 때문이다. 투자 혜안을 알려 달라고 하자 교과서에 나올 법한 답을 내놓았다.
손 대표는 “기업에 투자할 때 사업내용, 배당 여부, 연구실적 세 가지는 기본으로 봐야 한다”며 “내가 투자하는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사업내용), 주주친화적 정책(배당)을 펼치고 있는지, 향후 비전(연구실적)은 어떤지 확인한 뒤 공장 가동률, 자회사, 매출액, 매출내역서, 외환차입금 등을 체크하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적 가운데 특히 매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업이익은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공장가동률이 100%를 넘어서고 매출이 증가 추세에 있으면 영업이익이 곧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대표적 사례가 덕산하이메탈이다. 손 대표가 덕산하이메탈에 관심을 둘 당시 자회사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OLED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투자에 나섰다. 당시 손실을 내고 있었지만 공장가동률이 높아 곧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설비 관련 종목보다 소재주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기계ㆍ설비 종목은 발주를 받고 실적이 나오기까지 꽤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손 대표의 투자 목적은 항상 ‘경영참여’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단순투자를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그는 “항상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투자하는데, 단순히 주가가 오르면 빠지겠다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라며 “늘 장기 보유를 전제로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우직하게 투자하는 그에게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지름길을 알려 달라고 하니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그는 “보통 1등주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 테마주로 묶여 상한가로 갈 수도 있고, 업황이 좋아지거나 원자재 가격 등의 호재로 가격이 올라가는데 이럴 때 2등 종목을 찾아 투자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단지 돈만 벌고 싶다면 이렇게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런 방식은 권하고 싶지 않다”고 웃었다.
실제로 2007년 포스코 주가가 70만원까지 오른 적이 있었다. 중국 경기가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해 포스코 주가가 오르자 '금속’ ‘철강’이 붙은 종목도 모두 주가가 뛰었다. 와이파이 사업이 한창 국책 사업으로 주목받았을 때는 기업 이름에 ‘정보’라는 명칭이 들어가면 항상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것. 이 밖에 오너나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이 한창 자사주를 매입하는 시기가 있었는데 주가는 한동안 잠잠했지만 ‘비타500’ 신제품이 나온 뒤 주가가 올랐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증시가 많이 침체됐지만 내년부터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손 대표는 “먼저 중국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그러면 한국에도 그 영향이 오고, 규모가 크지 않지만 12월부터 외국인이 5일 연속 순매수를 보였다”며 “내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최소 23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