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8일 규제기요틴 민관 합동회의에서기업들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대거 풀어주기로 했다. 그린벨트에 물류시설을 짓도록 허용하고 관리지역에서 공장을 설립할 때도 건폐율을 완화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경제단체 부단체장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차관이 참석한 민관 합동회의를 열어 규제 기요틴 과제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규제 기요틴은 비효율적이거나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 규제를 단기간에 일괄 개선하는 것이다. 정부는 8개 경제단체에서 지난달 건의받은 규제개선 과제 중 114건에 대해 일괄 개선하기로 했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그린벨트 내 물류시설 건축을 허용하고, 고질적 규제로 지적돼온 공장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 비율)이 대폭 완화해 준다.
특히 녹지지역과 관리지역 등에 물류시설을 지을 경우 건폐율을 기존 20%에서 40%로, 중소·영세기업들이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을 설립하는 경우에는 건폐율 규제도 기존 40%에서 70%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도심 주변에서의 생산시설 확보가 쉬워질 전망이다.
또 관리지역 안에 공장을 지을 때 기반시설 확충 등을 담은 계획적 관리방안을 사전에 수립하면 건폐율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을 변경하면서 실시계획도 함께 바꿀 때는 두 가지를 통합해 심의하도록 절차를 개선하고, 경제자유구역 준공지구의 개발계획을 바꿀 때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지 않아도 되도록 간소화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규제기요틴 민관 합동회의를 통해 일부 수도권 규제 해제를 종합적 국토정책 차원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건의된 과제 중 일부는 수용이 곤란하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수도권 규제는 이와 달리 추가 논의하기로 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82년 만들어진 이후 30여년 묵은 수도권 규제는 그동안 경제계에서 생산라인 증설, 개발사업 등 기업의 투자를 옥죄고 대학, 연구소조차 제대로 짓지 못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아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규제개혁을 경제 활성화의 핵심 요소로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 달리 좀 더 진전된 입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소관 부처는 일단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 규제의 해제의 필요성을 더 검토해보고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도 수도권 규제 완화는 기업 간 문제나 국토개발, 환경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해야 하므로 신중하게 논의해 완화를 위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