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유독 ‘말(言)’로 인해 울고 웃는 사건이 많았다. 이륙 준비에 들어간 여객기를 말 한마디로 회항시킨 ‘땅콩 회항’과 주민의 폭언에 시달리던 압구정 아파트 ‘경비원 분신’, 주차원을 무릎 꿇리고 폭행까지 한 백화점 모녀사건 등 끊임없는 ‘갑의 횡포’에 대한 사례들이 매일같이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갑의 횡포, 즉 갑이 을에게 행하는 부당 행위인 ‘갑질’은 사회 집권층이나 우월적 권위를 가진 소수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홈쇼핑 상담원이 자신의 말을 잘 이해 못 한다는 이유로 괜한 화를 내기도 하고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 직원들에게 그들의 고객이라는 이유로 간혹 아랫사람 대하듯 명령조의 말투와 반말을 한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정과 직장 생활 등 내 영향력이 미치는 모든 곳에서 갑질의 주체가 자신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연말 각 방송사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는 공동대표의 횡령 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개그맨 김준호를 향한 동료 개그맨들의 따뜻한 응원 메시지가 수상 소감을 통해 전해졌다. 자신의 가장 행복한 순간 힘든 동료를 위한 따뜻한 말 한마디는 위로 그 이상으로 평생 가슴에 남아 김준호가 다시 일어설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렇듯 무심코 던진 한 마디의 말이 누구에게는 독이 되고 누구에게는 약이 된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부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등 예로부터 민간에 전해오는 무수한 속담과 격언들은 말의 중요성과 조심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번쯤 더 생각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