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에서 테마주는 언제나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테마주란 주식 시장에 영향을 주는 큰 이슈가 생기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승세를 타는 종목들을 말한다.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계절이나 전염병, 정치, 선거, 유행 등 다양한 현상에 의해 형성된다.
올해 역시 주식 시장에는 각종 테마주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연초부터 벌써 후끈하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반짝했다가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는 테마주도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렇다면 올 한해 어떤 테마주들이 유행할까. 또 어떤 테마주에 주의해야 할까.
먼저 새해 벽두부터 금융(Financial)과 IT기술(Technology)이 융합된 ‘핀테크(Fintech)’ 열풍이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 수장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핀테크를 강조했고, 금융당국이 이를 장려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관련 산업이 개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정부는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핀테크를 내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알리바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자금이체 부터 투자중개업에 이르기까지 금융 고유의 영역 곳곳으로 자신의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다”며 “이러한 핀테크 열풍은 향후 금융부문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다날,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한국사이버결제, 다음카카오 등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뛰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핀테크 활성화 정책은 금융 전반의 진입 장벽을 낮춰 새로운 IT 융합 서비스 출현과 핀테크 스타트업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한 금융 서비스 확대를 가능케 한다”며 “향후 알리바바나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거대 IT 업체와의 경쟁을 의식한 국내 IT 업체 육성론이 제기될 시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 완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초부터 들려온 구제역 발발 소식도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일 경기 이천 소재 돼지농가에서 들어온 구제역 의심축을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 반응을 보여 구제역으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경기 안성에서도 구제역 의심축이 또 다시 무더기로 발견됐다. 안성에서는 지난 7일에도 하룻동안 4건의 의심축이 발견돼 8일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고 53마리가 살처분된 바 있다.
지난달 3일 최초 발생 이후 이날까지 하루 한 건 이상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 살처분 두수는 2만9000여두를 넘어섰다. 지난 8일에는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위치한 세종시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코스닥 시장의 제일바이오와 파루, 이글벳 등 백신주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무섭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사물인터넷(IOT)도 여전히 테마주로 인기가 높다. 올해 CES를 하나로 묶어주는 키워드도 단연 사물인터넷이었다. IoT란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통신으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을 말한다.
CES의 주연인 가전업체는 물론 떠오르는 스타로 자리잡은 자동차 및 통신업체, 새롭게 무대에 오른 혁신기업들도 IoT를 염두에 두고 저마다 전략과 기술을 선보였다.
물론 주의해야할 테마주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정치인 관련 종목이다. 정치 테마주는 정치인의 정책이나 인맥 등에 의해 등락하는 종목들을 의미한다. 주식시장이 비이성적으로 과열돼 움직이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해도 벌써 안철수 신당 창당설에 관련 테마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정치 테마주가 시동을 걸고 있다. 다믈멀티미디어는 정연홍 대표가 김홍선 전 안랩 대표와 대학원 동문이라는 이유로, 써니전자는 안랩 출신 송태종 코미팜 대표가 예전에 최고경영자(CEO)를 했다는 점을 들어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테마주도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도 선박용 소화설비와 고압가스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 엔케이가 김무성 테마주로 주목 받은 바 있다. 엔케이 창업주인 박윤소 회장과 김무성 대표가 사돈 관계라는 사실 때문. 특히 김무성 대표가 대권주자로 거론되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기업들도 정치 테마주로 얽히는 것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김경훈 엔케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회장과 김 대표가 사돈 관계이고 김무성 대표가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기업 경영하는 사람은 일만 할 뿐 그런 것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