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8년 만에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에서 열리는 제49회 슈퍼볼에 BMW와 렉서스, 메르세데스 벤츠, 토요타, 닛산, 기아차 등 6개 자동차 업체가 광고주로 참여한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슈퍼볼 광고를 해왔던 현대차는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슈퍼볼에는 현대차가 홍보할 만한 신차가 없어 광고를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슈퍼볼 광고를 하지 않은 것은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72만6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0.7% 판매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지난해 슈퍼볼에서 ‘아빠의 육감(Dad's six sense)’이라는 제목의 신형 제네시스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광고를 방영했지만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반면, 기아차는 2009년 이후 7년째 슈퍼볼 광고를 집행한다. 기아차는 이번 슈퍼볼에서 신형 쏘렌토를 알리는 데 주력한다. 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58만대를 판매해 물량으로는 현대차에 뒤졌지만 성장률은 8.4%로 현대차를 크게 앞섰다.
삼성전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슈퍼볼 광고를 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2012년과 2013년 슈퍼볼 광고를 내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슈퍼볼 광고 집행은 미국 현지 법인이 결정하는 사안인데 슈퍼볼 광고 말고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있다”며 “광고를 하지 않는 데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산업계의 전체적인 업황 부진도 슈퍼볼 광고에 참여하는 기업이 줄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슈퍼볼 경기 중 11개 자동차 업체의 광고가 나갔지만 올해는 참여 자동차 업체가 절반으로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슈퍼볼 중계를 맡은 폭스TV는 30초당 광고료를 400만달러(약 43억원)로 책정하며 거액의 광고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