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30일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의 직권상정 금지조항 등이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의결권을 침해해 위헌에 해당한다며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가 장기간의 논의했고 박근혜 대통령 또한 찬성을 던진 이 법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건 누워서 침 뱉기”라면서 당장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국회법정상화태스크포스(TF)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가 경제활성화 및 민생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음에도 엄격한 국회법 규정으로 인해 여야 합의 없이는 어떠한 법안도 처리하지 못해 파행적으로 운영돼 온 국회의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려고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누리당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외교통상위에 수년째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등의 심사기간 지정을 거부했고, 같은당 소속인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이 6개월 이상 논의가 지연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 요구를 거부했다면서 국회의원들의 헌법상 권한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의사가 최종적으로 본회의에서 의원 과반수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이 법으로 그러런 절차가 막혀, 헌법상 일반 다수결 원칙과 의회주의 원리 등 헌법정신에 반한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국가비상사태 또는 교섭단체 대표의 합의가 없으면 안건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수 없도록 규정하거나, 재적의원 5분의 3이 동의해야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도록 한 현행 국회법 조항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개개인의 표결 및 심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신속처리대상안건지정 조항은 의결정족수가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인데 국회법 개정안 통과시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한 채 통과돼 법률안 성립의 정당성이 결여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개정 국회법의 임시회 통과 때 찬성한 의원 127명 중 60명은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18대 의원이라는 점도 심판청구 이유로 들었다.
그러자 새정치연합 박완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이고 사법당국 앞에 스스로 국회의 권위를 내려놓는 행위”라면서 “당장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국회선진화법은 야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이 다수당일 때 만들었고, 박근혜 대통령 또한 찬성표를 던진 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이 잘못됐다면 입법권을 가진 국회 안에서 논의해 고치려고 노력해야지 약속뒤집기, 한심한 작태라는 비난을 받기 싫어서인지 헌재에 ‘내가 만든 법이 잘못된 거 아닌지 검토해 달라’고 부탁하는 모양새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