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김 회장은 10일 김병호 하나은행장의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의 규모에 비해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며 “이대로는 곧 부산은행에 실적이 역전될 판”이라고 말했다.
작년 기준으로 외환은행의 직원 수는 7440명으로 부산은행의 2배가 넘고, 자산 규모는 141조원으로 부산은행의 3배에 달한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6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8561억원)과 비교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8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지난해 4분기에 적자가 난 곳은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정도다. 또 작년에 전년 대비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외환은행이 유일하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대해 “외환은행의 실적 악화 요인은 외환은행의 이전 대주주였던 론스타가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라며 “론스타가 빠져나간 현재는 과거 4∼5년을 수습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은행은 잠재력이 대단한 회사”라며 “하나은행 직원 수의 80∼90% 수준인 외환은행의 규모를 고려한다면 하나은행이 달성한 순이익의 70∼80%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 외환은행 노조가 지난달 19일 조기 하나·외환은행 합병 절차를 중지해달라면서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인데 대해 “현재 외환은행의 4분기 실적 자료를 포함해 법원에 제출할 이의 신청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승소(인용) 가능성이 25% 이상”이라며 “경영자라면 언제 올지 모르는 사전적 리스크를 대비해야 하는데 과거의 자료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