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견 보험사인 안방보험이 대주주인 보고펀드와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중국 자본의 한국 금융사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금융당국이 인수 승인을 내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일 보고펀드는 동양생명의 보유지분 57.5%(6191만주)를 매각하기 위해 안방보험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의 지분을 주당 1만7880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주당 취득 단가에는 배당금(550원) 등이 포함된 가격으로 총 금액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한 안방보험은 유안타증권과 이민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보유한 지분 3%, 2.5%도 인수하기로 했다. 이 금액을 포함하면 매각가격은 1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어제 저녁 안방보험과 SPA 계약을 체결했고 오늘 오전 중으로 해당 내용을 공시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당초 예상보다 하루 연기한 이유는 네덜란드 보험사 인수와 맞물렸고 길일을 선택하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경영권 매각을 위해 안방보험과 3주전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양사는 설날 연휴과 춘절 연휴를 앞두고 더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보고펀드는 이번 계약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으로 주당 약 5000원 가량의 차익을 남길 것으로 보여 지난해 LG실트론 인수금융(대출) 부도로 추락한 평판을 회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금융 업무를 취급하는 중국 대형 종합보험사다. 중국 전역에 영업점만 3000여개, 고객수도 2000여 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기준 자산규모도 7000억위안(약 121조5200억원)이다.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다면 중국 자본이 국내 대형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된다. 하지만 안방보험과 동양생명이 SPA 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우리은행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불발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식 서류 접수가 완료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