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배제 1년도 안돼...금융권 다시 낙하산 논란

입력 2015-02-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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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DGB금융, 사외이사에 금감원·검찰·국세청 출신 인사 후보로

지난해 관피아 논란이 뜨겁자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기준까지 만들어 퇴직 관료들의 낙하산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KB금융, NH농협금융, DGB금융 사외이사 후보에 관료들이 대거 추천되면서 다시 관피아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KB금융 사외이사 후보에 김중회 전 금감원 부원장이 선임돼 논란이 일자, 고사한 데 이어 NH농협금융과 DGB금융 사외이사 후보에 금감원, 국세청, 검찰 퇴직 관료들이 대거 추천돼 금융당국의 관피아 개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전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가 추천한 전홍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민상기 서울대 명예교수를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전홍렬 전 부원장은 재무부 이재국·증권국, 국무총리실 규제개혁담당 과장 등을 거쳐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민상기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출신으로 한국선물학회장, 한국금융학회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손상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도 모두 관료나 금융당국 출신이다. 이번에 전 전 부원장이 합류하면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관피아 출신으로 채워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농협금융의 관피아 선호 현상은 농협의 고유한 특성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농협중앙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사외이사 후보에도 관료들이 대거 추천됐다. 전일 DGB금융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하종화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이 사외이사에 추천했다. 대구은행 사외이사에는 구욱서 전 서울고등법원장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관피아 철폐’ 선언 1년도 채 안 돼 농협금융과 DGB금융 사외이사에 관료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경우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KB금융의 최영휘 전 사장 영입처럼 금융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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