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계약 파기, 국민銀 '악재' 외환銀 '단기호재'

금융업종 및 외국인 투자심리에는 악영향 없을 듯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파기'이라는 전격적 소식에 증권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자로 발표된 각 증권사의 보고서에서도 계약 파기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크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론스타를 너무 물렁하게 봤다.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다'고 표현했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론스타의 돌출 행동이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지 않을까라는 것.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는 외환은행과 국민은행에 국한된 문제이며, 금융업종 또는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론스타의 매각계약 파기는 국내증시의 외국인 투자패턴에 변화를 가져다 줄 사 변화를 초래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번 재료는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에 국한된 재료"라며 "최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를 론스타 사태와 직접 결부시켜 얘기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매각계약 파기와 관련한 직접 당사자인 외환은행과 국민은행의 향후 주가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외환은행'에는 향후 배당 기대감과 새로운 M&A 이슈 부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호재'가 될 수 있겠지만, 국민은행에는 예기치 못한 변수에 따라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장환 서울증권 연구원은 "소매금융 위주의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기업금융과 해외금융 부문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번 계약파기로 이러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단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시 긍정적 영향이 기대됐지만, 돌발 악재 발생으로 모든것이 불투명해졌다"면서"다만 그동안 계약파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가가 미리 조정을 받은 부분도 있어 하락폭이 깊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호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임일성 연구원은 "론스타가 매각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에 고배당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적어도 외환은행의 주가흐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론스타가 고액배당 정책을 선택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외환은행에 악재일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중현 연구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재매각을 추진하면 다행이지만, 고배당 정책을 지속하면서 투자수익 회수만 집중한다면 외환은행 자체의 펀더멘털에는 결국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