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답게 국민연금의 의안 자문기관으로서의 역할론을 신중하게 밝혔다.
올해 슈퍼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은 앞서 의안 분석기관을 선정했다. 공개입찰을 통해 지배구조연구원과 기업CSR 지배구조 분석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게 됐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미 지난해 주요 기업의 임시주총에 맞춰 국민연금의 의안 자문기관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정기 주총에서도 의안 분석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맡게 됐다.
류 대표는 의안 분석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말하기에 앞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의안 분석 자문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요 기업에서 일련의 만남(?)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철저하게 “업무공간 외의 만남은 정중하게 거절한다”는 게 류 대표의 철칙이다.
현재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주요 기업들은 저마다 안건을 상정해놓고 주총데이를 기다리는 중. 이들 대부분 어느 때보다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의안 분석기관의 역할은 주총 의안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이 결과를 국민연금 측에 전달하는 게 전부다. 주요 안건에 대해 다각적 분석을 진행하고 사외이사 선임건에 대한 의견도 제출한다. 그렇다고 의안 분석 전문기관의 의중이 100% 주총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국민연금 측에 자문 결과를 전달할 뿐 최종 의결권은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이익배당청구권이나 주권교부청구권, 사회이사 선임권 등 다양한 주주권 행사에 맞춰 의안 분석 결과를 전달할 뿐입니다. 결국 최종 결정은 국민연금 자체적으로 하게 됩니다.”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들의 의결권 행사 강화로 재계 일각에서는 ‘경영 간섭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시장법상 단 0.1%의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그만큼의 권리를 지니는 게 자본시장이다”며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의사결정을 반복하는 기업에 대해 주주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정기 주총 개최 14일 전 주총 안건을 확정하는데 투자자들이 안건에 대해 검토할 시간이 너무 짧다”고 지적하며 “주주들이 주총 안건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주총 안건 확정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