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큰 장세가 올 겁니다”
코스피지수가 2100을 돌파했다. 이달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 역시 700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바이오, IT 등 성장성이 유망한 종목들의 활약으로 큰 낙폭 없이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쉼없이 상승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팽배해졌지만, 여전히 증시를 둘러싼 각종 지표는 긍정적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보다 더 강한 불 마켓(강세장)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유동성’이다.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3월 국채매입을 본격화하자 국내 증시를 찾은 외국인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조9560억원으로 2월(5730억원)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미국이 1조2651억원으로 최대 순매수국에 이름을 올렸다. 스위스(4919억원)와 독일(1798억원)이 순매수 상위권에 들어온 것이 눈에 띈다. 외국인 투자금 가운데 유로존 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 유럽은 1월 1조5606억원을 순매도했으나 2월 순매수(5142억원)로 전환한 뒤 3월 1조263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시황팀장은 "양적완화를 실시하면 주가는 상승하는게 시장 논리"라며 "사상 최대 규모로 양적완화를 실시하고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은 역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장세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저금리 현상도 증시로 자금을 유인하는 요소로 꼽힌다. 2011년 유럽의 기준금리는 1.00%였으나 현재(4월 13일 기준) 0.05%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6.56%에서 5.35%로 낮아졌다. 낮은 금리 덕분에 세계 각국의 증시도 큰 폭으로 올랐다. 독일 유로스톡스50은 올 들어 21.96% 뛰었다. 중국 상하이종합 23.02%, 일본 니케이225는 14.34% 상승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도 옅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 9월 이후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3월 18일 연준이 발표한 미국의 경제 전망이 금리 인상을 감당하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3~2.7%로 지난해 12월 발표 때의 2.6%~3.0%보다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9월 이후에서 내년 초까지 연기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동성 확대, 세계적인 저금리,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등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전일 2119.96까지 오르며 미국 S&P500지수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시가총액 등을 감안하지 않은 단순 비교지만 국내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MSCI선진국지수(1779.85)에 대해서도 32.76% 수준까지 올라 작년 10월 1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