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언론자유의 날(World Press Freedom Day)이다. 많은 나라에서 신문과 다른 미디어에 대한 정부의 억압으로 언론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많은 저널리스트들이 진실을 밝히는 와중에 생명을 위협 받는 사실을 상기시키려는 취지였다.
1999년 부산의 임시수도기념관에서 첫 기념식이 열렸다. 그러나 지금은 행사보다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하는 세계 언론자유지수에 더 관심이 쏠린다. 2014년 한국의 세계 언론자유지수는 25.66점으로, 전년보다 7단계 하락한 57위였다.
언론을 활성화하고 언로(言路)를 터야 한다는 생각은 동양 고래의 전통사상이다. “언로가 열렸느냐 막혔느냐에 나라의 흥망이 달려 있다.”[言路開塞 興亡所係]고 믿었던 것이다. 율곡 이이는 선조 2년(1569년)에 ‘나라의 재앙을 막는 계책으로 임금에게 올린 다섯 가지 조목’[陣弭災五策箚]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부터 잘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말을 바르게 해야 하고, 도가 행해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무도한 나라에서 바른말을 했다가 화를 입을까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바른말 때문에 화를 입을까 걱정해야 하는 나라는 이미 바른길을 잃은 나라입니다.”
임금이 강조한 언로는 뉘앙스가 좀 다르다. 다음은 정조의 ‘일득록’(日得錄) 권 7의 일부. “언로가 요즘처럼 막힌 적이 없다. 좋은 말을 구하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협잡배들이 서로 알력을 일으키는 것은 본래 논할 것도 없고 (중략) 기회를 틈타 멋대로 흉계를 부리므로 부득이 사형에 처하거나 법을 적용했다. 그래서 또한 빈번히 좋은 말을 구하지 못했던 것이니 이것이 실로 한탄스럽다.”[言路之塞 莫如近日 非不欲求言 而挾雜傾軋 固無論 (중략) 乘機肆凶 不得不抵之以辟 加之以法 故亦未能頻頻求言 此固可恨]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