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SNS 화법 차이…"썸남이 이모티콘을 안 보내요"
# 지난주 소개팅으로 이상형의 남자 A(31)를 만난 여성 B(28)는 그와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항상 마음을 졸인다. 평소 B는 자신의 동성친구들과 함께 메시지를 보낼 때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하지만, A가 B에게 보낸 문자에선 단호박보다 딱딱한 '다,네'로 끝나는 문장만 있을 뿐이어서다.
과연 그렇다고 A가 B에게 마음이 없는걸까. 한 가지 참고 할만한 논문이 발표됐다.
7일 박선우 계명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가 현대문법연구에 게재한 논문 'SNS 모바일 텍스트의 언어학적 양성'을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SNS상에선 이모티콘을 무려 2.5배나 사용한단 조사 결과가 담겨있다.
박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댓글을 10대, 20대, 30대, 40대 이상의 댓글을 성별로 50개씩 총 400건을 수집해 그 차이를 분석했다.
여성과 남성의 SNS 화법은 이모티콘과 문장부호 사용량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여성이 이모티콘이나 문장부호와 같은 비언어적, 시각적 기호를 많이 썼다.
페이스북 텍스트 한 건 당 남성은 평균 0.36자, 여성은 평균 0.90자의 이모티콘을 사용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2.5배 많은 이모티콘 문자를 쓴 셈이다.
!, ?, ∼, …와 같은 문장부호 역시 여성이 평균 2.15자씩 사용해 남성(1.37자)의 문장부호 사용량보다 1.6배로 많았다.
박 교수는 "정보 전달보다는 사교적 기능이 강한 SNS에서 여성이 감정과 느낌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려는 경향이 남성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A가 B에게 마음이 없어 딱딱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지만, 보편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이모티콘을 적게 사용한다. B의 고민은 모든 여성의 고민이나 다름없다. 썸남의 SNS 메시지를 보고 크게 마음 쓸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한편 박 교수의 조사 결과 남성과 여성 문자메시지 속 텍스트 길이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남성이 평균 41.18바이트, 여성이 평균 41.61바이트로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