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매트릭스 조직 체제를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은 지주사 산하 개별법인 중심의 수직조직과 별개로, 주요 과업을 전담 수행하는 ‘수평조직’을 지주사에 두는 조직체계다. 매트릭스 활성화는 계열사 협업을 극대화한다는 의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동환 신한은행 CIB(기업투자금융)부문 부행장과 임영진 PWM(개인자산관리)부문 부행장이 신한은행 상임이사에서 물러났다. 신한은행 이사회는 이들에 대해 집행임원직(부행장)은 유지하지만 등기 집행임원에서 미등기 집행임원으로 바꾸는 안을 결의했다. 금융 규제 완화로 계열사간 임원 겸직이 허용되면서 등기임원이 아니어도 겸직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금융당국도 이동환, 임영진 부행장의 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등 3사 겸직을 승인했다. 계열사간 임원 겸직에 지주에 이어 증권까지 포함시킨 것은 신한금융이 처음이다. 그룹장에 평가나 인사권 등 집행관련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매트릭스 체제가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은 지난 3월 조직 개편을 통해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이 지주 부회장직에서 퇴임했다. 기존 BU(사업부문) 중심의 조직에서 자회사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매트릭스 체제인 계열사 통합보다 자회사별 자율 경영을 통해 경영성과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2008년 8월 매트릭스 조직을 출범시키고, 지난해까지 하나은행장, 외환은행장, 하나대투사장이 지주 부회장직을 겸직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매트릭스 체제 개편은 BU장 중심보다는 각 부문별 각사의 부행장, 부사장급 등 실무 담당 이원이 주축이 된 협의체 위주로 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