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가계빚이 사상 최대치를 또 한차례 경신하면서 1100조원에 육박했다. 정부의 부동산 금융대출 완화 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신용은 지난 1분기 109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1087조7000억원) 대비 11조6000억원(1.1%)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을 합한 것이다.
가계신용은 2013년 1분기에 전분기비 0.1% 감소한 이후에는 올 1분기까지 8분기째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가계신용 증가폭은 지난 4분기에 28조8000억원 늘어난 것보다는 축소됐지만 계절성을 고려하면 1분기 기준으로는 2011년 1분기(12조3000억원)이후 4년래 최대다.
특히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1040조4000억원)을 보면 석달 전에 비해 12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1분기 중 가장 크다.
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가계신용 증가의 주요인”이라며 “최근 주택거래가 늘어난 것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375조3000억원)이 9조7000억원이나 불어 가계신용 증가폭의 75.8%를 차지했다.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227조7000억원)은 전달에 비해 1조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중 주담대는 오히려 4000억원 줄어 눈에 띈다.
판매신용(59조원)은 석달 전에 비해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신용카드회사(45조6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줄어든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