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이 5개월 연속 내리막을 탔다. 기울기도 가팔라져 올해 들어 가장 큰 두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다. 수출물량도 두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세계 교역량 감소, 유가 등 수출단가 하락,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제한과 성장세 둔화 등 부정적 대외여건 등이 수출전선에 직격탄을 가했다.
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된 수출이 올해 들어 쉬지 않고 뒷걸음질치면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423억9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월간 수출액이 두자릿수의 감소폭을 보인 것은 2009년 8월 이후 69개월 만이다.
줄어드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작년 동월 대비 월별 수출 감소율은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1%였다. 올 1∼5월 전체로는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석유제품ㆍ석유화학ㆍ철강 등 수출단가 하락, 세계교역 둔화 등 부정적 수출여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석가탄신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1일) 영향까지 겹치며 지난달 수출은 올해 가장 큰폭으로 감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유가하락 영향 품목인 석유제품·석유화학을 제외하고서라도 수출은 6.2%나 줄어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석유제품·석유화학 시설보수 영향으로 수출물량도 4월 0.9% 감소에 이어 3.1%나 줄며 감소폭을 키웠다.
품목별로는 저유가의 영향으로 석유제품이 40.0% 줄었으며, 석유화학 22.8%나 줄었다. 선박(-33.4%), 가전(-34.7%), 자동차(-7.9%), 자동차부품(-13.7%), 철강(-19.2%), 섬유(-15.1%), 평판 디스플레이(-6.0%), 일반기계(-3.5%) 등 주요 제조업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무선통신기기는 LG G4 북미시장 출시, 갤럭시S6 일본 수출 본격화 등으로 26.6% 늘었으며 컴퓨터(22.3%)와 반도체(4.8%)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적으로는 대부분의 주력 지역에 대한 수출액이 감소했다. 1분기 호조세를 보였던 대(對)미 수출이 7.1%나 감소했으며 중국 수출액도 3.3% 줄면서 각각 2개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유럽연합(EU)(-9.0%), 일본(-13.2%), 아세안(-16.7%), 중남미(-2.7%), 중동(-12.9%), 독립국가연합(CIS)(-71.4%)도 감소했다.
반면 홍콩과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지속 호조세를 보이며 수출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3, 4위로 올라섰다. 특히 무선통신기기, 가전 등 베트남 현지 생산비중 증가로 베트남에 대한 수출은 3월 16.7%, 4월 35.5%, 5월 32.6%로 급증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5월 수입액은 360억72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3% 줄었다. 이로써 수출·수입액은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동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입액은 작년 10월부터 8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1∼5월로 보면 16.0% 줄었다. 원자재 수입액은 22.1% 줄었으나 자본재는 11.2%, 소비재는 10.0% 늘었다.
주요 원자재 단가 하락으로 수입액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유가 반등으로 감소폭은 완화되는 추세라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5월 무역수지는 63억2000만달러 흑자로 2012년 2월 이후 40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지난 4월 84억88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줄어 2월과 3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이어졌던 월간 최대 무역흑자 기록은 깨졌다.
정부는 이같은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4월 마케팅 지원 중심의 단기수출활성화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관련 연구기관과 함께 수출동향과 구조변화를 심층 분석해 이달 중 종합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종합대책에는 △대내외적 수출부진 원인 분석 △품목별 수출경쟁력 진단 및 규제완화, 세제지원, 인력양성, R&D 및 설비투자 촉진 등 경쟁력 제고방안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촉진 △신규 수출 유망품목 발굴 등이 담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