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금리 외 출구전략 전반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이사는 2일 “미국의 출구전략에는 금리 외에도 다양한 정책들이 있다”며 “6월 FOMC에서 이들 정책의 변화 신호를 두루 고려해야 하반기와 내년도 국내 시장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금리 외 대표적 출구전략으로는 만기가 도래한 채권에 대한 재투자 여부, 채권 등 자산 매각이 있다”며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규모만 2160억 달러 수준인 만큼 달러 유동성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월 FOMC에서 점진적인 금리인상 계획이 확인된 만큼 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9월에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각 은행이 지급준비금으로 과도하게 자금을 창고에 쌓아둔다면 연방준비위원회는 달러를 거둬들이기 위해 채권을 상환할 수밖에 없어 출구전략 전체 향방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만약 연준이 2000억원이 넘는 만기채 재투자를 포기하고 상환에 나설 경우 금리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
한편 김 이사는 이번 FOMC에서 금리인상의 신호가 나온다고 해도 그것이 미국 경기 개선을 확인시키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의 기대치보다 금리를 천천히 올리려 한다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회복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화정책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간 이례적으로 돈을 풀어왔던 것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미국에는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달러를 계속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큰 신흥국들에는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로는 1990년대 컨테이전 이펙트(Contagion effect)를 들었다. 컨테이전 이펙트는 한 나라의 경제 붕괴가 전 세계로 파급된다는 ‘연쇄 파급 효과’를 일컫는다. 1994년 미국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뒤 그해 12월 멕시코 페소화 위기가 오고 1995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연쇄적으로 부도를 맞으면서 이 용어도 유명세를 탔다. 연쇄효과는 1997년 태국과 홍콩을 거쳐 한국에도 넘어왔고 1999년에는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결과를 낳았다.
김 이사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아니라 글로벌 성장률이 중요하다”며 “과거와 같이 달러화 상승으로 신흥국에서 위험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하반기 상승국면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미국 금리 변화 이후 국내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단기간 상승 여력이 있어 코스피지수는 2250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6월에 금리 인상 신호만 주는 것이 아니라 출구전략을 함께 제시하면 시장 하강에 대한 불안감이 안도감을 덮치는 임계점이 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하반기에 주가가 더욱 좋아진다고 할지라도 경기 자체가 개선되는 것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볼륨의 변화는 크게 없다”며 “다만 최근 저유가로 관련 기업 이익이 늘고 원화 약세하에서 수출 관련 업종 실적이 좋아지면서 상승 종목이 확산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6월 FOMC에서 금리인상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미리 위험관리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며 “달러, 채권 등 가장 안전한 자산 위주로 투자 스프레드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