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리오’와 ‘닌텐도 위(Wii)’ 등으로 한때 글로벌 게임시장을 장악했던 일본 닌텐도가 대전환을 꾀하고 있다. 닌텐도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한 콘솔 게임을 출시한다고 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닌텐도는 지난 3월 모바일 게임업체 디엔에이(DeNA)와 업무·자본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 게임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당시 이와타 사토시 닌텐도 사장은 코드명 ‘NX’로 명명된 신형 게임콘솔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게임콘솔’ ‘2016년에 발표할 것’이라는 것 이외의 세부사항에 대해선 언급을 피한 바 있다.
닌텐도가 일본 최초 본격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을 발매한 것은 1983년이다. 이후 회사는 9종의 주력 게임기를 개발했지만 핵심 반도체에서 하드웨어, OS에 이르기까지 자사 전용이었다. 1994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PS)을 처음 출시했을 당시 CD-ROM을 채택했을 때도 닌텐도는 카세트 방식을 고집할 정도로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차 입지가 좁아지자 경영방침을 180도 전환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를 본격적으로 채택하면 그 영향은 크다”며 “안드로이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OS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로 확장이 가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출시한 게임콘솔 ‘위 유(Wii U)’는 TV와 컨트롤러 등 화면을 2개 사용할 수 있는 나름 획기적인 제품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화근이 되었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거액의 개발비를 들여 게임을 만들어도 닌텐도 이외 다른 회사 게임기와 호환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이탈이 잇따랐다.
이후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에 스마트폰 게임은 없다고 주장해왔던 이와타 사장이 태도를 바꾼 것이다.
다만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하고 스마트폰 게임에 진출해도 닌텐도의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스마트폰 게임시장이 이미 ‘블루오션’이 아니라 경쟁사가 난립한 ‘레드오션’이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본에서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디엔에이도 해외에서는 아직 한번도 흑자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