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내에 지점을 두고 있는 중국계 은행을 대상으로 검사에 들어간다. 중국계 은행이 위안화 예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자, 금융당국이 자본건전성 및 영업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나선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오는 8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교통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국내 중국계 은행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계 은행은 3~5년 만에 금감원의 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일정과 대상이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계 은행이 전반적으로 성장을 많이 했고,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계 은행은 위안화예금과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 등의 효과로 금융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와 외은지점들의 경영공시정보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지난해 10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303억원보다 246%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에 진출한 외은지점 중에서 HSBC와 JP모건체이스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중국공상은행은 지난해 8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외은지점 중에서 5위를 차지했다. 또 중국교통은행은 522억원, 중국건설은행 488억원, 중국농업은행은 2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중국건설은행은 지난 3월 갑기금(영업기금)을 1100억원으로 늘렸다. 이는 2008년 1월 중국건설은행 148억원, 2012년 1월 중국농업은행 575억원, 2012년 12월 중국공상은행 50억원 증액 이후 3년 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계 은행은 을기금 쪽으로 자금을 운용해 왔는데, 갑기금을 늘리는 것은 자본금 자체를 늘리겠다는 의지로 본다”며 “당분간 중국계 은행의 투자 확장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