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에 이어 화장품 업체들도 ‘다마’를 잡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섰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다마’란 중국어로 ‘큰 엄마’라는 의미로, 씀씀이가 큰 40~50대 중년여성을 일컫는다.
중국 당국은 최근 화장품의 수입관세를 5%에서 2%로, 모피의류·신발·정장·기저귀 등의 관세를 23%에서 10%로 각각 내렸다. 관세를 인하해 소비를 촉진시키겠다는 계획인 것.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를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소비진작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제품을 대량 소비하는 중국인이 갈수록 증가하자 지난해 중국의 여행 수지는 1000억 달러(약 110조 7000억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가의 브랜드의 경우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구입할 경우 최대 80%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중국 명품 시장의 실질 성장률은 전년대비 2~4%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화장품 브랜드 일본의 시세이도, 프랑스의 로레알과 랑콤, 미국의 에스티로더 등은 가격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관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 상품도 50% 할인하는 등 파격 세일을 단행했다. 구찌는 지난달 27일부터 50%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할인은 관세가 적용되는 재킷, 신발뿐만 아니라 가방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여성용 원피스의 경우 50% 할인 후 7315위안(약 130만6000만원), 여성용 샌들은 2000~3000위안으로 각각 책정됐다. 구찌 측은 “매장에 따라 다르지만 세일은 7월 27일까지 두 달간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샤넬 역시 지난 3월에 환율에 따른 조치로 인기 상품을 약 20% 인하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구찌의 가격 인하는 관세 인하 대상 외의 상품도 포함한 형태인 만큼 많은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면서 “기업들이 판매 촉진책으로 이번 관세 인하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할인의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상하이 시 구찌 매장의 매출이 평소의 몇 배에 달해 단기 세일에서 소비를 자극하면 효과가 크다는 인식이 업계에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