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데이터요금제 후폭풍①] 소비자가 선택해야 할 데이터 요금제는?

입력 2015-06-04 14:55 수정 2015-06-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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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석준 커넥팅랩 편집장, <사물인터넷> <모바일트렌드 2014>외 저자

[편집자주]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한 달만에 200만명을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는 전 요금 구간 유무선 통화 무제한 제공을 기본으로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정액요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는 이동통신사의 낙전효과를 최소화하고 데이터 사용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휴대폰 사용 패턴을 고려하지 않고 ‘묻지마 가입’을 할 경우 오히려 손해인 경우도 있어 꼼꼼하게 살펴봐야한다.

데이터 요금제로의 변화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통신사의 전략도 크게 변화시켰다. 특히 음성과 문자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이 상당부분 사라지면서, 동영상이나 게임 등 데이터 사용을 장려하는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와 출범을 준비 중인 제4이동통신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데이터 요금제의 유무선 통화 무료 정책은 알뜰폰이 밀고 있는 ‘MNO 절반의 요금’ 전략을 사실상 무너뜨렸고, 더욱 저렴한 요금제 출시를 압박하고 있다.

이렇게 데이터 요금제 출시에 따른 시장 변화를 모바일 정보업체 커넥팅랩의 편석준 편집장의 기고를 통해 ‘소비자-통신사-알뜰폰(제4이통)’ 등 3개의 층위에서 순차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기고 순서는 아래와 같다.

1.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 이후, 소비자가 선택해야 할 요금제는?

2. 데이터중심요금제로 보는 통신사의 전략

3. 데이터중심요금제가 알뜰폰과 제4이동통신사에게 미치는 영향

최근 이동통신3사에서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Data Centric Tariff)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다. 데이터 요금제란 것에 특별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바일 데이터 사용 폭발(explosion)이란 트렌드에 중점을 두었는지에 대한 여부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한국 통신3사의 데이터중심요금제를 음성무제한 요금제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는 맞는 말이다. 한국에서 출시된 데이터중심요금제는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한편,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기본료를 달리한다. 미국형 데이터중심요금제이다.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 요금제 출시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존 음성중심요금제는 기본료에 따라 음성 제공량과 데이터 제공량이 모두 달랐다. 또 기본료가 올라갈 수록 음성과 데이터 제공량이 모두 올라가는 형태였다.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적게 쓰는 사람이나, 모두 많이 쓰는 사람은 가장 저렴한 요금제 또는 가장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면 됐다.

그러나 음성은 많이 쓰는데 데이터를 적게 쓰는 사람이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음성과 데이터 가운데 하나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소비자의 통화 패턴에 따라 음성 제공량과 데이터 제공량을 각각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요금제가 항상 주목 받는 이유였다. 다만 선택형 요금제도 결국에는 음성과 데이터 모두를 필수로 선택해야만 하는 구조의 상품이었기 때문에, 가지 수는 많았지만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제공량만을 보고 판단하면 되는 데이터 요금제가 출시됐다. 언뜻 보면 소비자의 선택지가 단순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데이터중심요금제의 기본료와 데이터 제공량이 기존 음성중심요금제와 달라 결국엔 소비자의 선택지가 늘어난 셈이 됐다.

이번에 출시된 데이터중심요금제 42종과 기존에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가입하던 음성중심요금제 23종을 합친 65종의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 요금제 선택에 따라 2년간 평균 약 19만 6천원의 통신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통화 사용량 100분, 300분, 500분의 3개 구간과 데이터 사용량 300MB, 550MB, 750MB, 1GB, 1.5GB, 2GB, 2.5GB, 5GB의 8개 구간으로 총 24개의 통화 패턴으로 분석했다. 이보다 상위 구간은 음성 또는 데이터무제한 요금제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외했다. 해당 소비자들은 고민할 필요 없이, 비싼 기본료의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통화 패턴 중 하나인 음성통화 300분과 데이터 2GB를 사용하는 소비자를 예로 들어보자. 300분과 2GB를 썼을 때, 총 납부액이 저렴한 순으로 1위부터 10위까지 순서를 매겨보면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중심 38.9(LTE음성자유)로 3만8900원(부가세 10% 제외. 이하 모두 제외)이다. 열 번째로 저렴한 요금제는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47이며 총 납부액이 4만7000원으로 가장 저렴한 요금제와 8100원의 차이가 난다.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적게 쓰는 사람의 경우는 어떤 요금제가 유리할까? 음성통화 100분과 데이터 300MB를 쓰는 경우를 비교해봤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LG유플러스의 음성중심요금제인 LTE 망내34로 총 납부액이 2만7000원이고 열 번째로 저렴한 요금제는 역시 LG 유플러스의 데이터 요금제인 데이터 중심 33.9(LTE음성자유)로 3만3900원이다. 6900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많이 쓰는 사람의 경우를 따져보기 위해, 음성통화 500분과 데이터 5GB를 쓰는 통화 패턴을 분석해봤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KT의 LTE 데이터 선택 499로 총 납부액이 4만9900원이다. 열 번째로 저렴한 요금제는 총 납부액이 5만7000원인 LG유플러스의 LTE 데이터중심 Video 57로 7100원의 차이가 났다.

분석한 24개 구간 별로 저렴한 요금제 ‘Top 10’을 꼽은 결과, 총 240개 중에서 데이터 요금제가 177개였고 음성 중심 요금제가 63개였다.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74%의 비중으로 유리하긴 하지만,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었다. 또 실제 소비자 별로 통화패턴은 천차만별이고 결국 경우의 수는 소비자의 수와 같다.

물론 소비자가 이 같은 분석이나 조사까지 하기는 어렵다. 실제 위의 분석은 기본료뿐만 아니라 음성과 데이터 초과사용료 등에 대한 것까지 포함된 것이다. 가장 쉬운 요금제 선택 방법은 최근 3개월의 음성과 데이터 사용량을 확인 후, 음성 또는 데이터 중에 초과해 사용한 부분이 있으면 상위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이다. 또 음성과 데이터 모두 바로 아래 요금제의 제공량보다 적게 사용하고 있다면 그 요금제로 옮기는 것이다. 이는 6개월에 한 번씩 확인하면 된다. 본인이 스스로 길들인 습관이긴 하지만, 통화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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