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다룬 영화들]듣보잡 인물ㆍ색다른 소재ㆍ뒤섞인 장르…스펙트럼 넓힌 사극영화

입력 2015-06-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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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위인 일대기 그린 전통극 탈피… 무협ㆍ스릴러ㆍ멜로ㆍ팩션 등 영역확대

1700만명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흥행 기록을 수립한 ‘명량’, 속편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공을 일군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올해 관객을 만날 충무로의 최고 배우 최민식 주연의 ‘대호’, 한국 배우 중 흥행 파워 1위인 송강호의 ‘사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한 사극 영화라는 점이다. 사극은 실제 인물과 사건에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으로, 실화를 다룬 전형적인 장르다. 최근에는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 ‘관상’ 등이 사극의 흥행 계보를 이었다.

한국 영화사와 궤를 함께하며 오랜 역사를 지닌 사극 영화는 최근 들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세종, 이순신 등 위대한 역사적 인물을 정사에 입각한 시각으로 한 인물의 일대기를 정통적으로 그렸다. 또한 장희빈처럼 궁궐 내 암투나 야사를 그린 사극 영화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명량’처럼 역사적 인물을 전면에 다루더라도 이전과 다른 이순신의 인간적 리더십을 조명하거나 ‘광해, 왕이 된 남자’처럼 왕권에 가려진 이면을 중심으로 권력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등 새로운 해석과 상상력을 가미한 영화가 대부분이다.

또한 역사의 영웅보다는 이면의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사극들이 많아진 것도 최근 사극 영화의 두드러진 트렌드다. 요즘 관객과 만나고 있는 ‘간신’은 연산군 시절 왕에게 여자를 바친 채홍사를 중심으로 권력을 둘러싼 음모와 탐욕을 그렸고 ‘관상’은 단종과 수양대군 시절 관상쟁이를 중심으로 권력의 속성을 잘 묘사했다. 또한 ‘방자전’의 경우 춘향과 이몽룡을 주인공으로 다룬 기존의 사극 영화와 달리 방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임금이나 왕비 등의 옷을 만드는 곳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상의원’, 포수의 삶을 다룬 ‘대호’ 등 새로운 직종과 장소를 소재로 사극 영화가 많아진 것도 최근에 보이는 사극 흐름의 하나다.

이 밖에 사극 영화가 다루는 소재와 인물의 스펙트럼이 확대되면서 사극 영화의 하위 장르가 대폭적으로 확장된 것도 최근 사극 영화의 특징이다. 최근 들어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코미디 사극, 관객과 만날 예정인 이병헌, 전도연 주연의 ‘협녀: 칼의 기억’ 같은 무협 사극을 비롯해 스릴러 사극, 멜로 사극, 팩션 사극 등 사극 영화 하위 장르가 다양해졌다.

최근 들어 관객과 만나는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소재로 다룬 사극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들은 “사극의 소재나 장르에 상관없이 요즘 사극 영화들은 대부분 오늘의 시대정신이나 상황을 반영한 것이 공통점이다. 최근 사극 영화들은 과거의 박제된 인물이나 사건을 단순히 소개하거나 전달하는 것이 아닌 오늘의 의미를 부여해 관객들이 공감하고 오늘의 삶에 의미를 투영할 수 있게 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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