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로 머니무브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부터 계좌이동이제가 시행돼 고객 이탈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고객에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보험, 증권 등과 연계하고 금연적금, 저금통 통장 등 아이디어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하나,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르면 다음주 기준금리 인하분(25bp) 예·적금 금리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 예·적금 금리가 평균 연 1% 중반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 1.3% 안팎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쥐꼬리 금리’는 머니무브 주 요인이다. 지난해 11월 584조원에 달하던 은행권 정기예금은 올해 3월 569조원까지 떨어져 넉달만에 15조원이나 줄어들었다. 같은기간 정기적금 역시 38조4118억원에서 37조2071억원으로 1조원 넘게 급감했다. 이 돈들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와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들이 수익률 달성을 위해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늘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시화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은행들은 자금확보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도 걸림돌이다. 계좌이동제는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된 공과금 이체, 급여 이체 등도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이전되는 시스템이다.
앞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계좌이동제와 관련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주거래은행을 변경했거나 변경하고 싶어했다는 응답자가 51.2%에 달했다. 은행고객 둘 중 한명은 주거래 은행을 바꿀 의향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금리 경쟁 여력이 바닥난 은행들은 혜택 범위를 증권·보험으로 확대하고 한번 가입하면 평생고객이 될 수 있는 연금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발길을 잡고 있다.
최장 21년 만기 적금 상품인 IBK기업은행의 ‘평생든든자유적금’, 입출금식 통장과 예금, 적금을 한데 묶은 KB국민은행의 ‘KB 스토리 패키지’, 은행, 보험, 증권 등 거래 시 포인트를 통합해 적립해 주는 NH농협은행의 ‘NH올원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계좌이동제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은행들로 고객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얼마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