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보증금을 마련을 위해 30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A씨는 소위 ‘테마주’에 올인하면서 투자금을 6000만원까지 불렸다. 성공적인 투자였지만 이 때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고수익을 기대한 A씨는 계속해서 테마주와 이상 급등주에만 투자했고, 결과는 참담했다. 투자한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맞으면서 손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그는 투자금이 1000만원으로 쪼그라든 이후 주식투자를 멈췄다.
올해에도 실적과 무관하게 급등하는 각종 ‘테마주’가 난립하면서 이와 관련한 개인투자자의 손실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가 대개 막연한 기대감에 편승해 상승세를 보이다 급락반전하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테마주 그룹은 중국 소비 확대, 헬스케어, 핀테크(정보기술과 금융의 융합), 지배구조, 정치인 테마주 등 200여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확산으로 메르스 테마주까지 새로 등장했다.
테마주가 형성되는 과정은 대부분 황당하다. 대표 사례인 ‘정치인 테마주’의 경우 특정 기업의 인사가 거론된 정치인과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상승한다. 그럼에도 테마주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막차만 타지 않으면 된다”는 심정으로 투자에 나서기 때문이다.
테마주의 결말은 대체로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전후로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들 주식은 최고가 대비 평균 48% 하락했다. 이 때 약 21만개 계좌에서 발생한 670억원 손실은 더의 대부분 ‘개미’의 몫으로 돌아갔다. 테마주 투자로 돈을 버는 사례가 확률적으로 극히 드물다는 얘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테마주 투자에 주의를 당부한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증시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만큼 테마주 투자의 위험도 커졌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하한가 확대로 업사이즈 기회만 커지는 게 아니라 다운사이즈 리스크도 커졌다”며 “변동성이 테마주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전보다 더 위험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테마 투자’를 택하는 경우 ‘일회성 이슈’와 ‘중장기 재료’를 신중히 가려야 한다고 권고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소비주, 제약·바이오처럼 정책적인 변화나 글로블 트랜드와 맞물린 경우는 보다 장기적으로 레벨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황사, 메르스, 대선테마주 등은 결국 거품이 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