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PE 오릭스가 인수한 현대증권 신임 대표에 김기범 전 대우증권 대표가 내정됐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릭스는 오는 18일 현대그룹, 산업은행과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하고 신임 CEO 임명을 공식화 할 방침이다. 전일 오릭스는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딜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오릭스가 현대증권을 이끌 새 사령탑으로 김기범 전 대우증권 대표를 내정했다”며 “김 대표와 함께 신임 부사장엔 씨티은행과 대신증권을 거친 금융상품전문가 유창수씨가 내정됐고, 이들 신임 경영진은 이르면 내주 인수단을 구성해 현대증권으로 출근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와 유 부사장은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 승인을 위한 대주주 적격 심사가 끝나는 8월 말이나 9월초 정식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오릭스가 내세우는 현대증권의 국제화를 이끌 적임자로 일찍감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국제통으로 명성이 높다. 그는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김 전 대표는 1983년 씨티은행에서 금융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딘 후 기획실장, 기업금융 심사역 등을 맡았다. 이후 헝가리 대우은행 기획본부장, 대우증권 헝가리 현지법인 사장,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 사장, 대우증권 국제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역임하고 다시 대우맨으로 컴백해 지난해 7월 말까지 KDB대우증권을 이끌었다.
특히 메리츠증권 사장 재직시절 종금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최근엔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 최종 후보로 경선을 치르기도 했다.
한편 오릭스는 금주내로 SPA를 체결한 이후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적격 심사를 신청하면 이변이 없는 한 이르면 8월 중으로 딜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대주주 적격 심사는 60일 이내 이뤄지기 때문이다.
앞서 오릭스 자베즈 컨소시엄은 지난 5월 22일 금융당국으로부터 현대증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펀드의 등록 승인을 받았다. 오릭스가 인수하는 현대증권 지분은 22.6%로 총 6600억원 규모다. 이 중 2200억원은 현대그룹이 재투자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