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M&A(인수ㆍ합병)의 전설’ 지미 리(62) JP모건체이스 부회장의 장례식에 이례적으로 월가의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22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성패트릭성당에서는 리 부회장의 장례식이 열렸다. 이날 장례식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회장 겸 CEO,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수백 명이 참석했다.
또한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회장, TPG캐피탈의 데이비드 본더만 CEO, KKR의 헨리 크래비스 회장,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CEO,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월치 전 회장 등 유명 기업인 46명이 조문객 안내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생전 고인과 함께 일한 다이먼 CEO는 이날 추도사에서 자신이 후두암에 걸렸을 당시 리 부회장이 어떻게 위로했는지를 회고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 여름 내가 많이 아팠을 때 지미는 매일 나의 사무실에 들러 격하게 포옹을 해줬고, 그때마다 내 귓가에 ‘나는 너를 내 형제만큼 사랑한다’고 속삭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미 리, 당신은 비즈니스계에서 우리가 본 사람들 중 최고였고, 가장 빛나던 스타였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리 부회장은 월가 M&A의 황금기를 이끈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75년 JP모건의 전신인 케미컬은행 입사를 시작으로 JP모건과 인연을 맺은 그는 현재 월가에서 통용되는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협조융자)의 선구자로 꼽힌다. 또한 지난 2009년 컴캐스트의 NBC 인수, 유나이티드항공-컨디넨탈항공의 합병, 제너럴모터스(GM)의 뉴욕증시 재상장을 이끈 그는 알리바바그룹,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성공적으로 뉴욕증시에 데뷔시켰다. 금융위기 후 많은 은행들이 투자은행 업무에서 발을 뺐으나 그는 탄탄한 인맥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리 부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자택에서 운동을 하던 도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