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자료에 따르면 이달 업황 BSI는 66으로 전월에 비해 7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고, 미만이면 그 반대라는 뜻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 2월(74)부터 석달째 오름세를 띠다가 5, 6월에는 두달 연속 미끄러졌다. 이에 따라 이달에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56) 이후로 6년 3개월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또 세월호 참사로 지난해 5월(79) 3포인트 떨어진 것보다 더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가 요인으로 분석됐다. 박동화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음식료품, 의복, 의약품, 모피 등 소비재 제조업종을 중심으로 메르스 영향이 나타났다”며 “BSI 조사가 지난 16~23일에 이뤄졌는데 메르스 사태가 정점으로 고조된 16일 하루 동안 설문이 반 넘게 진행돼 제조업 체감경기에 미치는 타격이 더 민감하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들어 심화하고 있는 수출 부진도 제조업 체감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73)과 중소기업(57)이 각각 5포인트, 8포인트 떨어졌다. 수출기업(67)과 내수기업(66)도 각각 7포인트, 6포인트 내렸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65로 전월비 11포인트나 급락했다. 제조업 부문보다 메르스 여파를 더 크게 받았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메르스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심리가 급랭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4.3으로 기준선 100에 못 미쳤다. 이는 세월호 사고 여파(2014년 8월 91.6) 때보다 낮다.
최근 메르스 사태가 소강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기업 체감경기가 회복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