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중국보다 앞서 수년간 항공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실천해 온 국내 항공사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ㆍ중국 등 일부 선진국들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 규제 기준을 새롭게 마련할 2016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뒤늦게 감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10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유도하고 지원하기 위해 항공사들과 자발적 감축 협약을 맺어왔다. 그 결과 2년 만에 항공유 약 33만 톤(약 3400억원 해당)을 절감하고 온실가스 약 105만 톤을 감축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부는 최근 항공사, 공항공사 등과 공동으로 "한국이 2025년까지 항공부문의 온실가스를 예상배출량보다 13% 감축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2차 국제항공 온실가스 감축 국가이행계획’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제출했다. 이렇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5년까지 예상배출량(2497만t)보다 13%(334만7000t)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이 수년간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운영본부와의 협업체제 구축 △최신 연료관리 시스템 구축 운영 △신규 경제항로 개발 등 3가지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방출 감축 전략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적인 항공기 운항절차, 성능개선, 중량관리 및 비행계획 최적화 등 4개 주요 분야로 구분해 현업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분야별 유기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최근 3년 동안 2만톤이 넘는 온실가스를 줄였다.
아시아나는 연료비 감소를 위해 ‘기체다이어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380 등 연료소비효율이 기존 항공기 대비 20% 가량 높은 최첨단 항공기 도입은 물론 2008년부터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된 기내식 카트를 도입했다. 카트 하나당 5.8kg 정도의 무게 감량 효과를 내며 비행기에 10∼40개의 카트가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50∼200kg의 무게를 줄인 셈이다.
또 비행기가 이륙에 앞서, 또는 착륙 후 활주로를 움직일 때 한쪽 엔진만 사용하는 일명 ‘그린택시’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엔진 세척, 경제적인 항로 개척 등으로 연료비를 줄이고 있다. 또 화학 약품 대신 섭씨 70∼80도의 온수로 세척해 비용을 절감하고 거리와 바람의 세기 등을 계산한 최적 노선을 개발해 매년 약 400여억 원의 연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또 올 초부터는 두 대형항공사 외에도 다른 항공사들도 개별적으로 실행해 온 항공연료 감축기술을 모두 공유할 수 있는 매뉴얼도 개발된 상태다.
한편 미국은 최근 들어서야 오바마 정부가 “항공기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하는 새로운 환경보호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선포했다.
미국 항공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량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항공기를 규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역시 올해 들어 25년 만에 처음으로 환경보호법을 대폭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