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학 아워홈 회장, 후계자 떠오르던 막내딸 내쳐

입력 2015-07-07 09:08 수정 2015-07-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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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인정주의’ 중시한 범LG가 가풍 무시한 경영스타일이 화 불렀나?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일반 증인으로 참석한 구지은 아워홈 전무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지난 2월 구자학 아워홈 회장(85)은 정기 인사에서 막내딸 구지은(48)씨를 전무에서 부사장(구매식자재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보스턴대에서 석사 학위를 따고 10여 년 만에 회사를 2배 이상 키워낸 성과를 인정해준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재계에서는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에 파격적인 승계구도가 짜여졌다면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구 회장은 막내딸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킨지 5개월만에 보직해임시켰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추진했던 외식사업 부문에 대한 권한도 박탈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7일 “구 부사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지난 2일 단행됐다”며 “현재 회장실로 발령이 난 상태”라고 말했다.

구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했던 막내딸을 갑작스럽게 내친 이유에 대해 아워홈 주변에서는 ‘터질 일이 발생했다’는 반응이다. 경영자로서 구 부사장의 능력이 출중했지만 범LG가의 가풍에 반하는 무리한 행보가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구 부사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하기 직전,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이승우 전 사장이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사장은 1983년 LG화학에 입사해 2010년 아워홈 사장 자리에 올랐던 전형적인 LG맨이다. 구 회장의 오른팔로 통했던 이 전 사장의 퇴진 배경에는 자기 사람을 곁에 두려는 구 부사장의 의도가 깔려있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이후 구 부사장은 CJ제일제당 출신의 식품 전문가 김태준 전 사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김 전 사장도 지난 6월 취임 4개월만에 사표를 던졌다. 6개월 만에 두명의 전문경영인이 교체되면서 아워홈 직원들은 동요했다. 구 부사장이 주도해온 외식사업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기존 경영진과의 마찰이 심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일각에서는 구 부사장의 다혈질적이고 독단적인 경영스타일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인정주의’, 그리고 ‘인화’를 기업문화의 바탕에 깔고 있는 범LG가의 리더십과 구 부사장의 행보는 완전히 상반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국 구 부사장과 기존 경영진과의 마찰이 계속되자 구 회장이 막내딸을 내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는 설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이유다.

아워홈에 정통한 한 인사는 “구 부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자마자 아버지의 최측근을 배제하고 자기 사람으로 채워넣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한 상황을 구 회장이 좌시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 때문에 향후 후계자 승계 구도도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구 부사장은 보직 해임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소에 일을 모략질만큼 긴장하고 열심히 했다면, 아워홈이 7년은 앞서 있었을 거다”며 “또다시 12년 퇴보, 경쟁사와의 갭은 상상하기도 싫다”는 글을 올렸다. 자신의 보직 해임에 대한 불만을 직접 토로한 이 글은 자신을 음해한 내부 세력에게 직접적인 경고장을 날린 의미로도 해석돼 향후 구 부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구 회장은 이미 아워홈의 지분을 모두 자식들에게 넘긴 상태다. 1남3녀가 아워홈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장남 본성 씨가 40.00%, 막내딸 지은 씨가 20.01%, 장녀 미현씨가 20.00%, 차녀 명진 씨가 19.99%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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