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2금융권 개인대출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공격적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권 매물이 나오면 M&A를 통해 국내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계 금융사는 대부분 개인신용대출에 초점을 맞추며 적극적인 광고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업체들의 광고비는 최근 3년간 3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계 대부업체를 포함한 9개 대부업체의 광고 선전비는 2012년 347억원, 2013년 704억원, 2014년 92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들 업체 가운데 산와대부의 공격적인 행보가 두드러진다. 산와대부는 이달 들어서만 창원, 심곡, 녹양지점 등 3곳의 지점을 오픈하며 영업망을 지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산와대부는 앞서 인천 계산과 구월동, 청주, 서울 사당과 연신내, 전주, 수원, 분당 등 8곳의 지점을 열었다. 산와대부는 올 들어서만 11곳의 지점을 확대하는 등 현재 60여개 수준인 지점을 7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저축은행 중에서는 SBI저축은행과 J트러스트가 영업망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매물로 나온 HK저축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OSB저축은행을 출범시킨 오릭스는 현대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합병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자회사의 이름을‘JT’로 통합하고 JT캐피탈을 지주사로 이르면 3년내에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일본계 자금이 국내 소매금융시장 진출에 사활을 거는 데는 그 만큼 돈이 되기 때문이다. 엔저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내 제2금융 시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현재 일본 대부업체가 일본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은 평균 1~4%대인 반면 국내 제2금융권을 통해선 8~12%대에 달한다.
저리로 자금을 마련한 일본계 업체들이 국내에서 고금리 대출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본계 저축은행 대부분이 리스크가 낮은 개인이나 소액대출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어 고금리 영업의 대상이 서민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일본계 금융사의 국내 서민금융 시장의 장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본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의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맹점을 이용해 영업하면서 주요 고객인 서민이 종종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국내 금융 규제는 주로 법보다는 관치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 때문에 일본계 금융사들은 국내기업보다 금융당국 감독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주요 고객인 서민들이 빚을 연체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