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사퇴하면서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또다시 당내에 갈등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당내에서 선출 방식을 놓고 ‘추대’와 ‘경선’으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계파 간 다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 또는 사고로 공석이 될 경우 당은 7일 이내에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 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
친박계 의원들은 그간 비박계 원내대표와 청와대 간 소통에 문제가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친박계 의원을 추대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 최고위원들이 추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다시 투표를 하게 되면 제2의 유승민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경선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게 패한 4선의 이주영 의원을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3선의 정우택 의원을 추대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박계에서도 3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이 출마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퇴 정국의 계파 갈등 후유증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선급 가운데 심재철 의원이 경선 출마의사를 밝힌 가운데 유 원내대표와 동반사퇴하는 원유철 정책위의장, 정병국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3선에서는 주호영 의원과 이군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합의 추대가 어려울 경우, 당헌·당규대로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높다. 당은 사퇴 정국을 마무리한 만큼 이제 ‘화합’의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이 있어 양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