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세제개정안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부족한 세입을 확충하기 위해 대기업ㆍ고소득층의 각종 비과세와 감면제도를 축소하는 데 우선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주택ㆍ전세자금을 증여할 때 일정 한도 내에서 비과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서민ㆍ중산층의 자산 형성을 돕고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ㆍIndividual Savings Account) 가입도 추진될 전망이다.
주택ㆍ전세자금 비과세는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나 손주에게 증여하는 주택ㆍ전세자금을 일정 한도 안에서 비과세하는 제도다. 하나의 통합계좌에 예ㆍ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넣고 운용해, 여기에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 등에 대한 소득세(15.4%)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정부는 노년층에 묶여 있던 자산이 소비시장으로 풀리는 효과를 기대하며 ISA 세제혜택을 논의 중이지만 벌써부터 ‘부자 감세’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종교인 과세도 재추진된다. 1968년 국세청이 종교인에게 근로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무산된 후 47년 동안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았다. 올 초 에도 종교계의 반발과 정치권의 요청으로 유예됐다.
정부는 세수확충 차원에서 과감하게 종교인 과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과연 정부 의지대로 과세를 강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