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법인세율’ 인상 여부에 대한 정치권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지난 23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에서 추가경정예산안 부대의견으로 명기한 ‘소득세·법인세 정비’ 문구가 본격적인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야당은 이명박 정부부터 4년 동안 이어져 온 세수 부족 사태를 놓고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기업 법인세 인하를 꼽고 있다. 이들은 지금껏 발의된 법안을 토대로 법인세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인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을 ‘사실상 당론’으로서 제시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과세표준 구간을 수정, △2억원 이하(10%) △2억~500억원 이하(22%) △500억원 초과(25%)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법인세 명목세율은 △2억원 이하(10%) △2억~200억원 이하(20%) △200억원 초과(22%) 등 3개의 과세표준 구간으로 구분돼 있다.
같은 당 김영록 의원은 지난해 11월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상향하는 내용의 동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홍종학 의원은 지난 2012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법인 간 수령한 수입 배당금액에 법인세를 과세하고, 법인 간 출자를 위해 차입한 자금에 상당하는 이자는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내용의 동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과세표준 최고구간을 신설하고 해당 구간의 과세표준 금액을 1000억원, 세율 30%로 하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법인세 인상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와 관련, 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법인의 법인세 인상을 요청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며 “충분히 분담 가능한 상위 재벌 대기업에 대해 조금 법인세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당은 기업 위축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합의문 문구가 관련 쟁점을 논의할 수 있다는 수준이지, 무리하게 세율을 올리자는 얘기는 아니라고 받아치고 있다. 정부도 세율 자체를 올리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