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개관하는 서울 ‘그레뱅 뮤지엄’ 방문해 보니…

입력 2015-07-29 19:14 수정 2015-07-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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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뱅 뮤지엄 (사진제공=그레뱅 뮤지엄)

옛 서울시청 건물에 위치한 ‘그레뱅 뮤지엄’ 4층에 올라가면 가장 먼저 한 남성의 뒷모습이 보인다. 박물관의 입구치고는 다소 어두컴컴한 실내였기에 벽에 걸린 사진을 보고 있는 그 남성에게 “이곳이 그레뱅 박물관 입구가 맞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대답이 없었고, 혹시 못 들은듯해 다시 옆으로 가서 물었지만 절대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사람이라고 착각한 그 뒷모습은 사실 밀랍인형이었다.

133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 뮤지엄’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개관한다. 파리에서 시작한 그레뱅 뮤지엄은 전 세계적으로 유서깊은 역사와 문화를 갖춘 도시를 선별해 박물관을 개발하고 있다.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 2014년 체코 프라하를 거쳐 2015년 7월 아시아 최초, 전 세계 4번째로 한국 서울에 개관한다. 역사적, 건축적으로 의미를 갖고 있는 등록문화재 건물인 서울시청 을지로 별관에 지상 4층 연면적 약 4400㎡ 규모로 자리를 잡았다.

29일 ‘그레뱅 뮤지엄’ 박물관에서는 그레뱅 뮤지엄의 지주회사인 CDA의 도미니크 마르셀 회장, 베아트리스 그레뱅 인터내셔널 CEO, 김용관 그레뱅 코리아 대표의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도미니크 회장은 수많은 도시 중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박물관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문화 콘텐츠가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드라마나 음악이 K팝과 한류를 생성했고 이것이 아시아 전역에 퍼지는 상황을 보고 아시아의 문화 중심지라고 생각해 서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류스타 배용준 밀랍인형 (사진=오예린기자yerin2837@)

지상 2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는 ‘그레뱅 뮤지엄’의 시작은 4층부터 시작된다. 4층에는 1세대 한류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레드카펫’,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이 밀집한 ‘시네마 천국’, 한국을 상징하는 위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 ‘한국의 위인’, 과학과 혁신으로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공간 ‘세기의 천재들’, 세계 평화를 위해 공헌한 위인을 만날 수 있는 ‘평화의 지도자’ 등 총 5개의 존이있다.

4층의 긴 복도를 지나면 한류스타 권상우, 배용준, 송승헌, 안재욱, 장동건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 공간은 ‘레드카펫’으로 1세대 한류 스타들의 밀랍인형이 전시돼있다. 어두컴컴한 방에 수 십개의 핀 조명이 그들의 밀랍인형을 비추고 있어 마치 밤에 시상식 레드카펫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4층 시네마천국 (사진제공=그레뱅뮤지엄 )

‘레드카펫’ 방을 지나면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이 대거 집합해 있는 ‘시네마천국’이 나온다. 그곳에는 로버트 드 니로, 브래드 피트, 브루스 리, 브루스 윌리스, 스티븐 스필버그. 실베스터 스탤론, 알파치노, 조지 클루니 등의 밀랍인형이 각각 자신이 출연한 영화 속 한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다. 또한 동양을 대표하는 액션배우 성룡의 밀랍인형도 영화 속 장면 그대로 모션을 취하고 있어 실제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하다.

▲4층 한국의 위인(사진제공=그레뱅뮤지엄 )

‘한국의 위인’ 방에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위인들의 밀랍인형이 전시돼있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신사임당 등의 밀랍인형들은 디자이너 이영희 손에서 탄생된 전통 의상을 입고 있다.

도미니크 회장은 ‘그래뱅 뮤지엄’을 설립할 때 뮤지엄이 자리잡는 나라의 문화와 뿌리를 유념해 그것을 바탕으로 한 공간을 만든다는 원칙을 지킨다. 베아트리스 그레뱅 인터네셔날 CEO역시 마담투소와의 차별성으로 이 점을 꼽기도 했다.

▲4층 세기의 천재들 (사진제공=그레뱅뮤지엄 )

‘세기의 천재들’ 방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스티브 잡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밀랍인형이 위치해 있다. 이 방은 교실을 재현한 공간으로 태블릿 PC를 활용해 스티브 잡스, 아인슈타인과 함께 퀴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체험을 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각 책상 앞에 있는 태블릿 PC를 이용해 퀴즈를 풀면 된다.

▲반기문 UN사무총장 밀랍인형 (사진제공=그레뱅뮤지엄 )

계단을 통해 3층을 내려가면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엘리자베스 2세, 버락 오바마, 시진핑 주석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인물과 같은 밀랍인형과 더불어 기내와 똑같은 안내방송과 특수 스피커를 이용한 기내의 진동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또한 비행기 조종사 시뮬레이션 게임 체험도 할 수 있다. 실감나는 체험을 위해 음향 효과는 실제 공항과 비행기에서 녹음한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비행기를 둘러싼 곡면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대기권을 날아 공항에 이륙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축구선수 박지성 밀랍인형(사진제공=그레뱅뮤지엄 )

‘위대한 챔피언’은 각 분야에서 정상으로 인정받은 스포츠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김연아,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 박태환, 거스 히딩크 감독, 마이클 조던, 타이거우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 국내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해외 스포츠 스타들까지 볼 수 있다. 김용관 그레뱅 코리아 대표는 “첫 번째로 한국을 알린 사람들을 선정기준 1순위로 두었다”며 박찬호와 박세리 등을 언급했다. 이 방 역시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의 밀랍인형이 있는 곳에서 농구 게임을 할 수 있다.

▲지드래곤 밀랍인형 제작과정 (사진제공=그레뱅뮤지엄 )

‘디스커버리 아뜰리에’에서는 관객들이 밀랍인형이 만들어 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점토로 만든 얼굴을 실물처럼 만드는 초기 단계와 두상에 머리카락이 심어지는 과정 등을 직접 관찰할 수있다. 더불어 3D 스캐닝 체험도 가능하며 피규어를 제작해주는 유료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곳에 전시된 80여개의 밀랍인형 중 한국인을 나타낸 밀랍인형은 30개다. 대부분의 밀랍인형은 실제 인물을 만나 사이즈를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확인을 받으며 실제와 가깝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역사적 인물이나 실제 만날 수 없는 인물은 3D로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걸린다. 이런 경우는 전문가가 동영상과 그림, 사진 등을 바탕으로 해석해 인형을 만든다.

▲2층 Hall_of_Fame(사진제공=그레뱅 뮤지엄 )

‘명예의 전당’에서는 가수 싸이와 지드래곤, 월드스타 비, 마이클 잭슨, 마돈나,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 배우 전도연, 최지우, 메릴스트립과 안젤리나 졸리의 밀랍인형이 전시돼 있다. 특히 이곳은 그레뱅 뮤지엄을 대표하는 공간 중 하나로 화려한 데코레이션과 조명이 파티장을 연상케한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녹음실 레코딩 스튜디오를 거치면 마지막으로 ‘한류우드’ 방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현재 한류 열풍의 주역인 배우 김수현, 박신혜, 이민호, 장근석, 박신혜 등의 밀랍인형과 함께 생생하게 꾸며진 드라마 촬영장을 엿볼 수 있다. 끝으로 1층에는 최대 90명이 수용가능한 이벤트 룸과 그레뱅 부띠끄, 카페 그레뱅, 티켓 부스가 마련돼 있다.

▲CDA 도미니크 마르셀 회장(사진제공=그레뱅뮤지엄 )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도미니크 회장은 “서울 그레뱅 박물관에 온 모든 관람객들이 재미있게 보고 꿈을 꾸고 감동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CDA는 관광명소 관리 경영 부분에 있어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울 그레뱅 뮤지엄 성공을 위해 전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관 그레뱅 코리아 대표는 “개관을 위해 5년을 노력해왔고 서울이 아시아 최초가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세계로 커나가는 문화도시에서 많은 관광객이 오고 있음에도 볼거리가 없었는데 그레뱅 뮤지엄이 확실한 한국의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한국의 ‘그레뱅 뮤지엄’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래뱅 뮤지엄은 7월 30일 개관하며, 입장료는 성인 2만3000원, 청소년 1만8000원, 어린이 1만50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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