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5년 만에 영업흑자로 돌아섰다. 최근 담관암으로 별세한 고(故)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이 뿌린 씨앗이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닌텐도는 29일(현지시간) 올 1분기(2015년 4~6월) 영업이익이 11억 엔(약 103억2559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62억7000만 엔 손실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영업손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5년 만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82억8000만 엔으로 전년 동기의 94억 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8% 증가한 902억 엔으로 집계됐다.
닌텐도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 호조 배경에는 게임기, 소프트웨어 등 기존 사업과 함께 게임 연동형 피규어 등 파생사업을 확대한 영향이다. 회사는 지난해 가을 이후 출시한 휴대형 게임기 ‘뉴 닌텐도 3DS’와 게임 캐릭터 피규어 ‘아미보’ 등의 매출 증가와 지속되고 있는 엔저 현상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고인이 된 이와타 닌텐도 사장은 생전 “게임에서만 보던 닌텐도 캐릭터 피규어를 직접 만질 수 있게 매장에 진열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인기 게임 캐릭터 ‘슈퍼마리오’ 등을 적극 활용한 수익 확대 목표 방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미보’는 이와타 사장이 추진한 첫 번째 캐릭터 사업으로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서야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아미보에는 IC칩이 내장돼 있어 거치형 게임기 ‘위유(Wii U)’ 및 ‘닌텐도 3DS’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해 서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게임을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게임 시장에선 ‘슈퍼마리오’ ‘피치공주’등 게임 캐릭터 피규어가 폭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피규어 세트를 구하려는 마니아 층이 생기기도 했다. 북미시장에서 닌텐도의 피규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392억 엔을 기록했다.
유료 콘텐츠 서비스도 호조를 보였다. 회사는 게임 소프트웨어당 수백 엔을 내면 새 캐릭터와 배경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해 게임 이용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했다.
닌텐도는 인터넷을 통해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어 유통 비용이 줄어든 한편 재고 리스크도 없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분기 게임 소프트웨어 매출은 전년의 2.4배인 120억 엔에 달했다.
다만 캐릭터 사업은 말 그대로 ‘대박’을 쳤지만 핵심 사업인 게임기와 소프트웨어 분야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닌텐도 3DS와 위유의 판매는 여전히 저조해 새로 취임하는 닌텐도 사장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