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놓고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연내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경제지표는 물론 내부에서의 의견도 엇갈리고만 있다.
제롬 파웰 연준 이사는 5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9월 16,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9월 FOMC를 열기 전에 발표될 고용관련 지표를 자세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불과 두 달 전 “9월 첫 금리 인상 확률은 50%에 이른다”고 매파적 발언을 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파웰 이사의 발언은 바로 전날 연준 내에서 중도파로 통하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이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록하트 은행장은 “9월에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나를 설득하려면 경제 지표가 아주 심각하게 나빠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룻새 연준 위원들의 엇갈린 발언들이 잇따르자 시장에서도 9월 금리 인상을 놓고 의견이 나뉘고 있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도 등락이 엇갈렸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3%, 0.67% 상승한 반면, 다우지수는 0.1% 하락했다.
사실 지난주 FOMC가 열린 직후만 해도 9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하는 듯 했다. 연준이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고용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금리 인상을 위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시그널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FOMC 회의가 끝난 후 2분기 근원 물가 상승률이 1.8%로 상승해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하자 금리 인상을 확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지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 인상이 섣부르다는 반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파웰 이사가 인상 불확실 발언을 한 이날도 고용지표, 무역적자가 부진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7월 민간부문 고용은 18만5000명 증가해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 21만5000명 증가를 밑돌았다. 6월 무역적자도 7.1% 증가한 438억 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428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시장은 7일 발표 예정인 7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